스튜어드십 코드 첫 개정…기관 통해 밸류업 속도전

by최훈길 기자
2024.03.14 09:32:31

금융위, 스튜어드십 가이드라인에 밸류업 추가
국민연금 등 스튜어드십에 222개 기관 참여
기업가치 높이는 기관투자자 역할 확대 전망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수탁자 행동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에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개정돼 기업 밸류업(value-up) 내용이 반영됐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를 움직여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밸류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사진=이데일리DB)
금융위원회는 14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기관투자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오늘 ESG기준원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핵심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2017년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개정한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가 타인의 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행동 지침을 뜻한다.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하려는 기관투자자는 참여를 공표한 후 원칙들을 이행한다. 2017년 도입돼 국민연금 등 연기금 4곳을 포함해 은행·보험·증권사 등 222개 기관이 참여 중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7가지 원칙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규 위반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일종의 법령 해석인 가이드라인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는 것은 2017년 도입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현재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투자대상회사의 중장기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 가이드라인에는 기관투자자에게 “투자대상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명시했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에게 ‘투자대상 회사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그렇지 않다면 참여를 독려해달라’는 구체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밸류업이 되려면 기관투자자 등 투자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이번 개정으로 기업가치를 보다 면밀히 평가해 투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한국거래소는 기업 가치를 고려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3분기까지 제시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기존 주요 지수와의 차별화 방법, 구성종목 선정에 활용하는 지표의 적절성, 연기금의 적극적 활용 유도 등 주요 이슈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연기금·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면서 3분기까지 지수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