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결심’ 권오준 포스코 회장, 조용한 출근길
by김미경 기자
2018.04.18 08:26:29
18일 임시 이사회 열고 거취 논의
권 회장 "논의해보겠다" 짧게 답변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권오준(68) 포스코 회장이 18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평소처럼 출근했다.
이날 오전 7시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로 출근한 권 회장은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사회에서 논의해보겠다”고 간략하게 답한 뒤 집무실로 올라갔다.
이날 임시 이사회는 오전 8시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장소와 개최 이유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통상적으로 이사회가 열리는 포스코센터 맨 꼭대기층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권오준 회장은 긴급 이사회에서 이사진에게 퇴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박근혜 정부 때 선임된 만큼 그간 사퇴설이 계속 제기되어 왔지만 지난 16일 권오준 회장이 모든 일정을 취소하면서 내부에서도 사퇴설이 돌았다. 김만제·유상부·이구택·정준양 등 포스코 최고경영자(CEO)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권 회장 퇴진설은 줄곧 제기됐다. 권 회장도 그간 문 대통령의 4차례 해외 순방에서 모두 제외되면서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권 회장은 이번 정권 출범 이후 지속적인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최근 검찰은 시민단체가 포스코건설 등 전·현직 경영진 7명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첨단범죄수사2부에 맡기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또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정권 입김이 센 KT의 황창규 회장도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지난 16일부터 회사 내부 일정을 모두 취소해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며 “황창규 KT회장이 갑작스럽게 경찰에 소환 되면서 권 회장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권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2년 가까이 남아 있다. 2014년 3월 정준양 전 회장 후임으로 선출된 뒤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