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램지 "한국 맥주 절대 오줌 같은 맛 아니다"
by김용운 기자
2017.11.18 16:51:24
2박3일 일정 오비맥주 카스 프로모션 차 방한
"평소 한식 즐겨 먹어, 한식에 한국 맥주 잘 어울려"
"직접 고기구워 먹는 한식 일종의 문화혁명"
|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고든 램지(사진=오비맥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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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영국을 대표하는 셰프이자 미식평론가인 고든 램지(51)가 한국을 찾아 한식과 국산 맥주 예찬을 펼쳤다. 고든 램지는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5년 전부터 한식을 자주 접하고 있다”며 “한국 맥주가 맛없다는 것은 한식과 잘 어울리는 한국 맥주의 특징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고든 램지는 오비맥주의 카스 프로모션 등을 목적으로 지난 17일 한국을 찾아 2박3일 일정을 소화한 뒤 19일 출국한다. 다음은 고든 램지와 일문일답.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소감은?
“한국에 온 것은 처음이지만 한식을 사랑한지는 15년 이상 됐다. 런던과 LA에 살면서 맛있는 한식을 맛봤다. 식당 스태프 가운데 한국인들도 있다. 한국인 스태프들은 인사이트와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뉴욕에서 새로 연 한식당을 방문했다. 불과 반 년만에 미슐랭 1스타를 받은 고깃집이었다. 앞으로 뉴욕에서 다른 레스토랑들보다 앞서나갈 것이라 생각했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맥주를 실제로 먹어봤는가?
“카스 모델 제의가 와서 마셔봤더니 그간 한식당에서 마셔보던 맥주였다. 먹어봤던 맥주였기 때문에 어떤 맛인지 알고 있었다. 맥주 자체가 진정성 있는 것 같았다. 음식이란 그 문화 속으로 들어가 그 문화의 핵심을 간파해야만 알 수 있다. 한식은 과하게 세련되거나 오랜기간 인위적으로 맛을 끌어올리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카스 맥주도 유사했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재미있고 기분을 좋게 할 수 있는 맥주다. IPA같은 맥주가 아니라 편안하게 친구랑 즐길 수 있는 맥주였다. 저 스스로도 엘리트가 아니다. 이사를 많이 다녀 학교도 자주 옮겼다. 그런 면에서 카스가 저와 비슷했다. 제가 열심히 노력해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 럼 카스도 그런 사람들의 맥주가 아닐까 생각했다.”
-한식 세계화는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하는가?
“한식은 세계화하기 좋은 음식이다. 일반 사람들이 사기에 비싸거나 특정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드는 음식은 대중적이기 어렵다. 하지만 한식은 음식과 재료를 어디서든 찾기 어렵지 않다. 가령 최근 뉴욕에 코트라는 한식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뉴요커들에게 고기를 구워먹는 방법에 혁명을 가져왔다. 한식에서 고기는 손님이 직접 구워 먹는다. 셰프의 노력으로 만든 메뉴가 손님이 먹을 때까지 맛을 유지했다. 고기를 굽는 가스렌지가 신기해서 구해달라고 했을 정도다. 셰프가 주방에서 열 여섯 시간 뼈 빠지게 요리해서 내보내도 미슐랭 1스타 받기 어려운데 코트는 3개월 만에 미슐랭 1스타 받았다. 한식에서 기대 하는 것은 발효, 숙성이다. 특히 김치나 만두에 관심이 많다. 이런 음식을 가지고 어떻게 창의력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
- 영국에서 온 외신 특파원은 한국의 라거 맥주를 두고 오줌 같은 맛이라고도 혹평했다.
“절대로 오줌 같은 맛 아니다. 유럽사람들은 매콤하고 강한 음식에 익숙하지 않다. 음식을 먹은 뒤 입맛을 가시어 주는 깔끔한 맛의 맥주가 필요하다는 것을 모른다. 그러나 카스는 한식과 완벽한 매치가 된다. 만약 그 특파원을 만났다면 엉덩이를 한 번 쳤을 것이다.
-어떤 요리사가 나쁜 요리사인가?
“게으른 셰프다. 고객은 자신의 게으름을 모를거라 생각하지만 아니다. 특히 뚱뚱한 세프를 믿지 말아야 한다. 뚱뚱한 셰프는 아마도 좋은 재료를 주방에서 먹어서 그럴 것이다. 주방 안에 들어가면 셰프는 긴장감 잃지 말아야 한다. 맛을 봐야 하기 때문에 밥을 먹고 들어갈 수 없다. 늘 배고픈 상태로 들어간다 요리사라는 직업에 대해 저는 종종 축구선수와 같다고 이야기한다. 축구선수는 90분 한경 기를 뛰기 위해 매주 훈련한다. 요리사도 마찬가지다. 아침 6시 30분에 주방에 들어와서 점심 시간에 손님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학창시절 축구선수를 하다가 19세에 부상으로 접었다. 스스로 딱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불공평하다 생각하지 않았다. 이후 호텔에 취직해 6주간 웨이터를 했고 6주간 주방에서 일했는데 주방에 들어서자마자 ‘내 일이다’ 싶었다. 만약 좋은 요리사가 되고 싶다면 절대로 지름길 찾지 말고 최고의 셰프들을 찾아서 일해야 한다. 프랑스 요리를 배우기 위해 프랑스 가서는 영국인인 내가 완전히 프랑스인 되었다.”
-한국에서 맥주는 소주에 타서 마시는 소맥으로 많이 마신다. 마셔봤는가?
“굉장히 위험한 술이더라(웃음) 뭔가 두통약을 상비해야 하는 술로 봤다. 아이가 네 명인데 그중 첫째인 딸이 대학에 갔을 때 맥주 마시는 법을 가르쳐 줬다. 그리고 6개월 뒤 아이가 진짜 신기한게 있다며 실제로 소주잔과 맥주잔을 동시에 가져왔다. 저는 딸아이에게 ‘너나 마셔라’고 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고든 램지는 지난 2001년 런던 첼시의 음식점 ‘레스토랑 고든 램지’의 미슐랭 3스타 획득을 시작으로 현재 16개에 달하는 ‘미슐랭 스타’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셰프다. 2017년 기준으로 전 세계 각국에 보유하고 있는 레스토랑 수도 25개나 된다. 2006년에는 음식 서비스분야에서 대영제국 4급 훈장(OBE)도 받았다. 특히 2004년 선보인 ‘램지스 키친 나이트메어’( Ramsay‘s Kitchen Nightmare)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식당들을 성공적으로 탈바꿈시키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