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러시아에 "사드 배치, 양국관계 영향 주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by장영은 기자
2016.07.09 13:51:55

11일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협의회''…러측 사드 배치 관련 재차 문제제기 가능성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 미군 배치 결정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던 러시아 정부는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강한 유감 표명과 우려를 재차 전달했고 우리 정부는 사드 문제와 양국 관계는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한국가 미국 정부가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 미군 배치를 전격 결정한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러 차관급 정책협의에서다.

9일 외교부에 따르면 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6차 한-러 차관급 정책협의회에서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태담당 차관은 같은날 러시아 외교부가 발표한 성명 내용에 따라 러시아측 입장을 다시 한 번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전날 한·미의 사드 배치 결정 발표가 나온 직후 이례적으로 신속히 성명을 내고 “이 행보는 러시아의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우리는 이 문제 논의 초기부터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그러한 결정이 불가피하게 초래할 위험한 결과에 대해 지적해 왔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우리 파트너들이 해당 지역의 복잡한 정세를 고려해 모든 상황을 다시 한 번 균형감 있게 판단하고 동북아 지역과 역외 지역 상황에 비극적이고 불가역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기를 기대한다”며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김형진 외교부 차관보는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하에서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책임 있는 정부라면 마땅히 취해야 할 정당한 자위적 방어 조치”라며 “사드 배치 문제로 양국 관계가 영향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차관보는 러시아가 북핵불용 원칙하에 안보리 결의 2270호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점을 평가하고,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을 억제하고 태도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북한 비핵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도 역설했다.

한편 한·러는 오는 1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처음으로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협의회를 개최될 예정이어서 러시아측이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와 관련 재차 문제 제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협의회는 ‘2016~2017년 한러 외교부간 교류계획서’에 따라 처음으로 개최되는 양국의 유엔 내 상호 협력 관련 국장급 협의 채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