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선화 기자
2012.10.14 14:24:29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오빤 강남스타일~~옵 옵 옵 오빤 강남스타일!”
13일 토요일 저녁 8시.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은 형광 빛 ‘휴대전화의 물결’로 출렁였다. 반딧불처럼 흔들리는 청중들의 환호 속에 ‘국제가수’ 싸이가 열창했고, 1만여 명의 관객들은 ‘강남스타일’을 따라 부르고 말춤을 추며 흥에 취했다. 한국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지 7년 만에 처음으로 연 ‘노사화합의 축제(Here for good 축제)’ 자리에서다.
“정말 ‘환장’할 날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토요일에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기분’ 납니다. ‘오 솔레미오’ 등 2곡을 열창한 영국 출신 리차드 힐 SC은행장은 어눌하지만 또렷한 한국말로 축사했다.
그는 “지난해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지만, 우린 더 강해진 모습으로 다시 일어서고 있다“면서 ”한국 내 최대 외국인 직접투자자인 SC의 일원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자“고 강조했다. 축사를 마친 그는 직접 준비한 선글라스를 쓰며 “축제를 즐기자”고 외쳤다.
서성학 노조위원장도 “노사 모두 지난해 아픔을 잊고 상생하자”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정년까지 고용 불안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축제의 백미는 경품 추첨이었다. 1등에겐 ‘1000만원 통장’이, 2등 100명에겐 ‘200만원 통장’ 또는 싱가포르 여행권을 줬다. 3등 60명은 최신식 갤럭시노트 휴대전화를 받았다.
SC은행이 7년 만에 통 큰 노사화합 축제를 벌이긴 했지만 당장 이번 주로 예정된 임금단체협상(임단협)부터 또 다시 노사간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은행 노사 양측은 현재 은행권 최초로 기본급에 차등을 두는 성과급제 도입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 최장기 파업을 벌인 SC은행이 이번 통 큰 단합대회를 계기로 그 상처를 씻고 노사 대화합의 행보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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