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아파트에 돈 몰리는 이유

by온혜선 기자
2009.08.24 11:30:40

규제완화로 기대수익률↑
공급부족으로 희소성↑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이데일리 온혜선기자] 저금리 여파로 불어난 유동자금이 강남 아파트에 쏠리고 있다.

지난 6월에 이어 7월에도 개포 주공 1단지 등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사상 최고점을 기록하는 단지가 속출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거래건수도 지난 6월과 7월 두달 연속으로 2000건을 넘었다. 아파트 가격이 최고점에 육박했던 2006년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강남3구 아파트에 돈이 몰리는 이유로 규제완화로 인한 기대수익률 상승, 공급 부족에 따른 희소성,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인플레 대비 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로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시중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금리인하와 함께 종합부동산세에 이은 양도소득세와 취득·등록세 등 세금 감면,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 등이 잇따르면서 부동산 투자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의 규제 완화로 부동산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익이 높아졌다"며 "그 중에서도 추가분담금이 낮아지고 주변 시세는 올라 수익성이 높아진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자금이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연구소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3구 아파트 재건축 부담금은 각종규제가 폐지 및 완화되면 최대 2억5077만원 감소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3.3㎡당 2998만원이던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 값은 지난 7월말 3562만원까지 상승했다.
 






 

 
 
 
 
 
 
 
 
 
 
 
 
 
 
강남3구를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자금 쏠림 현상을 심화시켰다.
 
실제로 강남3구의 올해 입주예정 물량은 1500여가구에 불과하다.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은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서초구가 매년 각각 1만9881가구, 1만905가구, 5345가구의 주택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강남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 기존 아파트에 대한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졌고 거래가 활발해졌다"며 "특히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매수 대기자들이 많아 조금만 호가가 조정돼도 바로 매수세가 달라붙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강남 재건축 아파트인 개포주공 1단지에 위치한 A공인 관계자는 "조합원 지위양도 규제가 완화되면서 매수 문의가 꾸준하다"며 "어차피 투자할만한 재건축 아파트 숫자는 정해져 있으니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주식과 펀드 비중이 줄고 부동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늘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금융위기로 인해서 주식과 펀드 손실이 투자금액의 절반이 넘자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존하기 위해 안정자산 위주로 돌아섰다"며 "그 중에서도 회복속도가 빠른 부동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남3구 아파트의 경우 공급은 제한돼 있고 수요는 많기 때문에 불황기에는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 폭이 작고 상승기에는 다른 지역보다 상승 폭이 커 투자자들이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려면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이 최고라는 믿음도 여전하다. 부동산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금가치 하락을 방지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현금은 갖고 있을수록 손해이니 아파트나 건물 같은 부동산에 투자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남3구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에 대해서는 "과거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탈 때마다 강남3구 아파트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유독 빠르게 오르곤 했다"며 "과거의 경험을 믿고 강남3구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강남3구 아파트는 교육·문화와 관련된 사회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항상 진입을 노리는 실수요자가 있다. 기본적으로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다른 부동산보다 현금화가 쉬운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