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 변한다)⑧예탁결제원..`자본시장 인프라 첨병`

by김기성 기자
2009.07.02 10:55:38

`방만경영` 불명예 씻자..경영선진화 역점
적자사업 통폐합, 대팀제 도입, 임금 삭감 추진
자본시장 인프라는 우리 몫..국제화도 한걸음씩

[이데일리 김기성기자] 고도화된 자본주의의 특징중 하나는 각종 자산의 증권화다. 이를 통해 각종 거래가 표준화·신속화·체계화됨에 따라 가용 자원이 필요한 부분으로 흘러들어가는 자원배분의 효율화가 크게 진척됐다. 각 국이 증권 거래 인프라 구축 및 선진화에 역점을 두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중앙예탁결제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은 `한국 자본시장 인프라의 첨병`을 자칭한다. 지난 1974년12월 설립 이래 2000조원에 달하는 유가증권을 예탁받아 결제업무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아시아채권시장 역내예탁결제기구 설립을 위한 아시아개발은행(ADB) 산하 전문가그룹의 의장 역할을 수행하는 등 국제화를 위해 한걸음씩 나가고 있다.

또 `방만경영의 대표기업`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임금삭감, 조직 통폐합 등 경영선진화에도 매진하고 있다.

◇ `자본시장 인프라는 우리 몫`..국제화도 한걸음씩

예탁원은 설립 이후 36년동안 2000조원에 달하는 유가증권의 예탁을 받아 시장결제를 포함한 결제업무서비스와 예탁유가증권의 배당, 유무상증자, 원리금 상환 등 권리행사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또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에 걸친 효율적 관리서비스, 펀드 예탁결제서비스, 국제간 증권 예탁결제서비스도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자본시장이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자 튼튼하게 유지될 수 있는 핵심적인 요소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 과도한 증시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유관기관들과 함께 조성한 5000억원 규모의 공동투자펀드에 2100억원을 출연했다. 채권시장안정기금에도 300억원을 투입해 회사채시장의 정상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나아가 유수한 국제예탁결제기관(ICSD)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의 안정 및 육성에도 한 몫하고 있다. 유로클리어, 클리어스트림 등 ICSD와 증권·현금통합계좌를 개설해 외국인 국채수요 확충을 위한 제도개선에 참여하고 있다.

또 아시아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한 공동펀드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의 후속조치로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채권시장 활성화(ABMI)를 위한 역내예탁결제기구 설립에도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ABMI는 아시아 각 국의 외환보유고 등 잉여자금을 역내 채권에 투자해 역내 금융시장 안정 및 경제발전을 이루자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다. 예탁원은 역내예탁결제기구 설립을 위한 아시아개발은행(ADB) 산하 전문가그룹(GoE)의 의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예탁원은 실물증권의 발행없이 증권의 발행 및 유통을 전자화하는 전자증권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본시장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자는 목적이다. 올해안에 관련법이 통과되면 2013년부터 전자증권의 시대가 도입된다. 이를 통해 연간 1230억원의 실물증권 발행 및 유통에 따른 비용이 절감되고, 실물증권 유통에 따른 불법증여 및 상속, 자금세탁 등 각종 음성거래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탁원은 변화하는 자본시장과 고객요구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IT시스템 구축에 420억원 규모의 예산을 책정했다. 차세대 IT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금융투자업자와 기관투자가의 업무비용이 연간 430억원 정도 절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글로벌 투자지원기관인 `옴지오(Omgeo)와 연계해 국내 펀드의 외화증권 투자시 매매확인 및 운용지시를 자동화하는 동시에 ICSD와 함께 국내 투자가의 역외펀드 투자 설정 및 환매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내년중 마무리할 예정이다.

◇ 신뢰받는 기업으로 `환골탈태`..경영선진화 `역점`

예탁결제원은 지난해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얻은 `방만경영의 대표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씻어내기 위해 경영선진화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주요 공공기관중 가장 먼저 경영합리화방안을 발표하고, 관련 태스크포스팀(T/F)를 설치해 경영선진화 과제를 체계적으로 추진했다.
 
특히 감사원이 지적한 10여개 적자사업을 통폐합하고 대구 전주의 2개 지원을 폐지했다. 또 대팀제를 도입해 조직을 13% 축소하는 등 비용절감은 물론 시장환경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체계를 구축했다.

경제위기에 따른 고통을 분담하는데도 동참했다. 임원임금은 30% 삭감하고, 금융공기업 최초로 직원 임금도 7% 깎았다. 또 업무추진비 25% 절감을 통해 지난해 전체예산의 16%인 162억원을 절감했다.

이밖에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면제해 지난해만 330억원에 달하는 투자자들의 증권거래비용을 덜어줬다. 현재 한국거래소 등과 진행중인 수수료 컨설팅이 완료되면 하반기중에 추가 수수료 인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탁원은 사회적 공헌 활동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일자리 창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