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고금리 회사채 급증..`3조원`

by박성호 기자
2009.06.02 10:46:58

주로 대형건설업체 자금확보 목적으로 발행
고금리 제시..업계 이자비용 늘어 부담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건설업체들의 회사채 발행이 급증해 5월말 현재 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자금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짙지만 발행금리가 높아 향후 업체에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2일 한국거래소에 보고된 올해 5월말 기준 상장 건설업체들의 회사채(무보증사채) 발행 내역에 따르면 건설사 회사채 총 발행 금액은 2조9650억원이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2조2257억원에 비해 74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이며 2007년 7250억원에 비해서는 2조2000억원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회사채 신용등급 A 이상인 대형건설업체들의 회사채 발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달 31일까지 A등급인 건설업체들이 발행한 회사채 발행 총액은 무려 2조5900억원. 작년 동기 1조8645억원, 2007년 6100억원에 비해 각각 38%, 424% 증가했다. 이중 시공능력평가 10위 내의 건설업체는 총 2조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올해 발행 회사채 총액의 69%를 차지했다.

이는 대형건설업체들의 경우 높은 금리를 제시하면서 상대적으로 채권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반면 중소건설업체 채권은 시장에서 소화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10대건설사 회사채발행 내역(억원)
가장 많은 회사채를 발행한 회사는 현대산업(012630)개발로 지난 5개월 동안 총 5번에 걸쳐 5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작년 이 회사의 회사채 발행 총액은 외화표시채권(6000만달러)으로 발행한 572억원이 전부였다.

금리 역시 올해 회사채 발행금리는 8.7~8.9%였지만 작년에는 `LIBOR3개월+1.40%`로 작년 1월 31일 기준 4.64%였다.
 
현대산업개발에 이어 롯데건설(4300억원), GS건설(006360)(3000억원), 포스코건설·현대건설(000720)(2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채권 발행에 열을 올리는 것은 향후 불거질 수 있는 유동성 위기에 선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발행한 건설업체 회사채의 대부분도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발행됐다. 올해 회사채를 발행한 건설업체 중 동부건설, 코오롱건설, SK건설(이상 차환용), 신세계건설(시설용)을 제외한 모든 회사채가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된 것. 대부분 회사채차환용으로 발행하던 작년과는 양상이 달라졌다. 



특히 대부분 건설업체가 시장금리보다 월등히 높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우량기업 회사채 금리가 5.01%로 리먼사태 직전인 작년 8월 직전보다도 더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발행한 대형건설사들의 회사채 금리는 대부분 8% 이상이었으며 최근 들어 금리가 다소 떨어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7~8%대에서 발행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업체 일각에서는 고금리 채권발행으로 인해 향후 건설업체가 더 큰 부담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상장 건설업체들의 이자보상배율은 평균 2.2배로 작년 1분기 3.44배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금융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낸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일 때는 갚아야 할 이자비용보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더 적은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