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처럼 국정원, 민간인 스파이 활용할까?[궁즉답]

by박태진 기자
2022.09.18 15:32:52

드라마서 마약사범 검거…생계형 스파이도 등장
방첩·산업보안·대공수사 외 대테러·국제범죄도 임무
해외 마약조직 단속 도맡아…민간인 협조는 드문 일
무차별 총격전·살인은 과장…현지 법 지키며 수행

Q.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국가정보원(NIS)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국정원 요원은 해외에서 한국계 마약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3년간 작전을 수행합니다. 또 주인공 중 한 명은 일반 사업가에서 국정원을 돕는 비밀요원으로도 활약합니다. 실제로 국정원에서 업무를 위해 민간인의 힘을 빌리는 것이 가능한 지 궁금합니다.

사진=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이 드라마는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 전요환(황정민 분)으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 강인구(하정우 분)가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강인구는 전 재산을 가지고 수리남으로 넘어와 홍어 사업을 시작하지만 전요환의 마약 밀반출 건에 연루돼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하게 되지요. 전요환에 대한 복수심을 가지고 있던 강인구는 국정원 요원 최창호(박해수 분)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전요환 검거 작전에 투입됩니다. 이른바 ‘생계형 스파이’로 말이죠.

그렇다면 실제로 국정원이 해외에서 마약조직 검거 활동을 민간인과의 함께 공작을 벌일까요?

먼저 국정원의 주요업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간 각종 영화나 드라마 등 매스컴에 등장하는 국정원 요원들의 업무는 방첩, 국가보안, 대북정보, 대공수사, 북한이탈주민보호, 산업보안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정원이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각종 국내외 정보를 수집하고 국가 보안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니까요.

하지만 국정원은 드라마 ‘수리남’에서처럼 국제범죄를 비롯해 해외정보, 대테러, 사이버안보, 방위산업보호 등의 임무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범죄는 △마약 △위폐 △밀수·밀입국 △금융범죄(선불사기) △사이버범죄(보이스피싱, 스미싱, 해킹 등) 등이 대표적입니다.

중국에 뿌리를 둔 삼합회·흑사회, 일본의 야쿠자,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마피아 등도 국정원의 예의주시하는 대상이라고 합니다. 언제든 우리나라 범죄와 연계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미국의 경우 국내 수사는 연방수사국(FBI), 해외 정보 수집 등은 미 중앙정보국(CIA), 마약범죄 관리는 마약단속국(DEA), 국경지대 경비 및 범죄 관리는 국토안보부(DHS)로 구분돼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국정원의 내부에서 각 부서별로 업무를 분담해서 하고 있죠. 특히 마약 단속 기관이 따로 없다 보니 해외에서 마약조직 단속은 국정원이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단, 우리나라 범죄조직과 연루된 사건의 경우 경찰청과 협업하며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한답니다.

그렇다면 수리남에서처럼 민간인이 국정원 작전에 투입되는 사례도 있을까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라고 하지만 허구로 볼 수 있습니다. 국정원은 해외 지부에서 활동하는 인원이 있지만, 인력이 충분치 않을 경우 외부인(국내외 정부기관 등)과 협업해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극중 변기태(조우진 분)처럼 신분을 감추고 임무를 수행하는 비밀요원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일반 사람도 국정원 임무수행 과정에서 협조는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우 드문 일이고 업무 내용에 대해서는 기밀사항이라 자세하게 알려진 바 없습니다. 강인구와 같은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겠죠.

국정원 지부는 전국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도시에도 산재해있으나 일반사람들은 그 존재를 모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리남에서도 ‘국정원 브라질 안전가옥’으로만 등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그러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무자비한 총격전과 살상 장면은 과장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무를 수행하더라도 해당 국가와 그 지역의 법과 규범은 철저히 따라야 하기 때문이죠.

드라마 수리남으로 국정원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한 때 ‘민간인 사찰’ 의혹 논란이 있던 흑역사를 잊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며 국민들의 신뢰를 한몸에 받는 국가기관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