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넘는 '초고가 전세'…2년새 24% 늘었다

by김성훈 기자
2016.06.06 13:26:57

최근 1년 새 보증금 10억원↑ 전세거래 866건
2년 전(698건)과 비교해 24%(168건) 증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가 전체 90%차지

△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10억원을 웃도는 초고가 전셋집 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지어진 대표적 주상복합단지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전경. [이데일리 DB]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전세금 10억원을 웃도는 초고가 전셋집 거래가 크게 늘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이주 수요가 늘어난데다 기존 중대형 아파트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합쳐지면서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전세를 이어가려는 현상이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의 전·월세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거래된 순수 전세 24만 6244건 가운데 보증금 10억원 이상은 총 866건으로 집계됐다. 2년 전(2013년 4월∼2014년 5월)의 10억원 이상 전세 건수인 698건과 비교해 24%(168건) 증가한 수치다.

전체 전세거래 가운데 10억원 이상 고가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2년 전 0.18%에서 올해 0.35%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 거래가 39만 4080건에서 24만 6000여 건으로 37.5% 감소한 상황에서도 고가 전세 비중은 오히려 커진 셈이다. 지역별로 최근 1년간 거래된 보증금 10억원 이상 전세아파트의 99%(859건)가 서울에 집중됐다. 특히 강남구에서만 454건이 계약되는 등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779건이 거래돼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전국에서 전셋값이 가장 비싼 아파트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 펜트하우스 243.14㎡(이하 전용면적)로 올해 4월 30억원에 계약됐다. 지난 2월 계약된 타워팰리스 3차 214.97㎡는 전세 보증금이 24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198.22㎡와 반포 자이 244.54㎡가 올 1월 각각 23억원에 전세 계약이 됐고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161.47㎡가 전세금 20억원에 계약되는 등 최근 1년 새 총 10건의 아파트가 보증금 20억원을 웃도는 값에 전세 계약을 마쳤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최근 들어 내집마련 수요가 늘고 월세 주택이 늘면서 전세 계약은 감소했지만 강남 재건축 단지 이주 본격화로 10억원 이상 고가 전세가 크게 늘었다”며 “자금력을 갖춘 세대도 기존 중대형 아파트 매맷값 상승을 우려해 여전히 전세를 선호하고 있어 초고가 전세 거래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