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숭례문 1·2층 기와 및 현판 글씨까지 색 변해"(종합)

by양승준 기자
2013.10.17 10:14:38

김태년 의원 관리일지 확인
"성벽에서 녹물도 나와"
문화재청 "변색 없다..오해" 해명

숭례문(사진 제공=문화재청).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복구 6개월 된 국보 제1호 숭례문에 기와 및 현판 글씨까지 색이 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태년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숭례문 1·2층 기와를 비롯해 현판 글씨에 변색이 진행됐다. 이뿐이 아니다. 순각판(출목 사이를 막는 널빤지), 연목개판(서까래 사이를 널빤지로 덮어 막는 것), 추녀마루, 양성(용마루의 수직면에 한 회반죽)바름 등에서도 색이 변했다. 북쪽 육축(성문을 축조하기 위해 무사석 등 큰 돌로 축조한 성벽)일부에서는 백화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벽에서는 녹물이 나오기까지 했다. 이는 숭례문 관리 사무소의 관리일지를 토대로 한 주장이다. 서까래 단청 칠이 벗겨져 최근 논란이 된 터라 숭례문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문화재청은 관리일지에 이런 내용이 있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숭례문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하자보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비판했다. 강은희 의원(새누리당)도 “숭례문의 복원은 짧은 시간에 건물 하나를 짓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철저한 정밀조사와 함께 완벽한 복원을 위해 차분하게 재보수가 진행되야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하지만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오해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숭례문을 찾아 사진 촬영을 해 봤는데 기와 및 현판 글씨 변색은 나타나지 않았다는설명이다.



조상순 문화재청 학예연구사는 “기와는 섭씨 900~1100℃ 사이에서 구워져 변색이 일어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굽는 온도에 따라 은회색 혹은 청회색으로 빛깔이 다르게 나는데 이를 육안으로 보고 빛이 바란 것으로 오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숭례문 관리일지를 작성한 이는 전문가가 아닌 경비직원이다. 숭례문 아래 20m 거리에서 눈으로 확인하고 작성한 내용이라 이를 그대로 믿기는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현판 글씨 변색 의혹에 대해서도 “색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성벽 녹물에 대해서는 “새로 축조한 육축 고임새는 녹이 슬지 않는 플라스틱 재료를 써 만들었다”며 “녹물이 나왔다면 기존(화재 전)육축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지난 5월 복구가 완료돼 일반에 공개된 숭례문은 복구 직후인 6월 서까래 단청칠이 벗겨지는 현상이 나타나 문제로 지적됐다. 게다가 화재로 무너진 후 270억 원을 투입해 복구한 숭례문이 아직도 화재보험에 가입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됐다.

숭례문 관리사무소 관리일지(자료 제공=김태년 민주당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