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30만가구 짓기 `딜레마`

by남창균 기자
2006.01.05 11:22:24

공공택지 매년 900만평 확보가 난개발, 환경악화 초래
2010년까지 판교급 신도시 15개 필요한 셈

[이데일리 남창균기자] 수도권 주택가격 안정에 필요한 주택수는? 이에 대해 정부는 2010년까지 매년 30만가구라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30만가구는 어떻게 나온 수치일까. 정부는 우선 가구수 증가로 15만가구, 멸실주택 대체로 6만가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또 현재 93.9%에 머물러 있는 주택보급률을 높이는데 4만가구가 필요하고 소득증가에 따른 갈아타기 수요로 5만가구를 잡고 있다. 이렇게 볼 때 21만가구는 `필요조건`, 9만가구는 `충분조건`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 지난해 수도권 주택공급량은 18만3000가구로 추정된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의 평균 주택공급량은 24만가구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같은 주택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택지를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했다. 지난 2003년 10년간 주택공급계획을 짤 때만 해도 공공택지 40%, 민간택지 60%로 분담키로 했으나 지난해 8·31대책을 통해 공공택지 60%, 민간택지 40%로 역할을 바꿨다. 각종 규제로 민간택지개발이 크게 위축되고 있음을 감안한 조치이다.



정부는 공공택지 공급물량을 늘리기 위해서 매년 300만평을 추가 확보키로 했다. 공공택지 300만평을 추가 확보하면 매년 900만평의 공공택지가 확보되고 이를 통해 18만가구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택지 50평당 1가구씩 공급하는 셈이다.(판교는 100평당 1가구)

택지 900만평은 판교신도시(282만평)의 3배가 넘는 규모로, 2010년까지 판교신도시급 택지지구가 15개 이상 지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최근들어 평화신도시, 광교(이의동)신도시, 송파신도시 개발계획을 잇따라 쏟아내는 것은 이같은 사정 때문이다.

정부가 무더기 신도시 개발에 나서면서 ▲난개발 ▲교통혼잡 ▲인근지역 땅값·집값 상승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경부고속도로 축에 신도시들이 집중 개발되면서 경부고속도로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판교·동탄·광교신도시가 모두 입주(10만여가구)하는 2012년경에는 경부고속도로가 시내도로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신도시 개발이 2010년까지 이어질 경우 신도시 효과로 인해 집값과 땅값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판교신도시로 인해 지난해 분당과 용인 집값이 급등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