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 6일 만에 재개…출근길 시민들 불편

by황병서 기자
2022.09.19 10:09:43

전장연 “권성동 발언, 깊은 유감”
시청역→당산역→국회의사당역 진행
서울경찰청서 시청까지 행진도 계획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9일 지하철 탑승 시위를 6일 만에 재개함에 따라 서울 지하철 2·9호선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엿새 만에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한 19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전장연 관계자자 대형 화물 카트에 들어간 채 지하철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 집결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발언 규탄, 장애인권리예산 쟁취!’란 이름으로 37번째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시작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13일 이후 6일 만이다.

이날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권성동 국민의 힘 대표의 망언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그는 “21년을 외쳐도 장애인들이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감옥 같은 시설에서 탈시설해 지역 사회에 함께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가장 큰 책임은 ‘정치인’에게 있다”면서 “현재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 가장 큰 책임 있는 사람이 적반하장으로 ‘불법’만을 운운하고, 망언을 서슴지 않는 것에 대해 규탄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언급한 권 의원은 지난 14일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전장연의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불법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처벌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권 의원은 SNS상에서 “국민 누구나 정부의 정책과 예산편성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자신의 이해관계를 위해 타인에게 불편함을 강요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전장연의 불법 시위는 많은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으며, 이런 방식을 지속한다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할 뿐이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이날 고 김순석 열사의 38주기 기일을 맞아 장애인의 이동권과 접근권을 위한 예산 확보를 재차 강조했다. 김 열사는 지난 1984년 ‘휠체어 가로막는 도로 턱을 없애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인물이다. 이날 전장연 관계자는 김순석 열사의 유서를 읽으며 “김 열사가 돌아가신 지 38년이 지났지만, 장애인의 이동권, 접근권은 아직 갈 길이 멀고 기본적 시민권 보장은 여전히 요원하다”고 말했다.



휠체어에 탄 장애인을 포함해 60여 명이 시청역에서 당산역까지 이동한 뒤 9호선으로 갈아타 국회의사당역으로 이동하면서 마무리됐다. 이날 일부 전장연 관계자는 철창 감옥 안에 몸을 가둔 채 탑승 시위를 진행했다. 전장연은 역마다 내려 옆문으로 다시 탑승하는 방식으로 열차, 운행을 지연시켰다.

이날 시위로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며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일부 승객들은 “출근길에 뭐하는 것이냐”고 외치기도 했다. 이에 한국교통공사는 방송을 통해 “전장연 시위로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점 참고해 열차를 이용해달라”고 안내했다.

한편, 전장연은 이날 오후 2시 서울경찰청에서 서울시청까지 장애인등편의법 권리를 찾기 위한 행진을 진행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엿새 만에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한 19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전장연 관계자들이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