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 정부규제 없으면 5년내 17만5천개 일자리 생겨
by김현아 기자
2018.10.18 08:51:21
KAIST 이병태교수팀, 세계 최초로 실증 데이터 기반 블록체인 고용효과 분석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지난달 통계청 고용동향에서도 일자리가 별로 늘어나지 않아 9개월째 실업자 100만 시대를 기록중인 가운데, 블록체인에 정부 규제가 없으면 5년 내에 17만5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긴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 통계는 한국블록체인협회(회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가 KAIST 경영대학 이병태 교수팀(연구책임: 이병태, 연구원: 박지용·성노윤·이상명·신지호)에게 의뢰해 연구용역을 한 것이다.
그간의 연구가 구체적인 근거자료 없이 블록체인의 고용효과에 대해 전문가 예측에만 의존했던 것과는 달리, 이 연구는 세계 최초로 실증 데이터에 입각한 분석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연구팀은 2022년까지 최대 17만 5천개의 신규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팀은 먼저 블록체인 산업분야의 고용현황을 조사했다. 2018년 6월말 기준으로, 자금조달(ICO) 및 블록체인 연관기업에 7900명이 고용돼 있고, 암호화폐거래소에 2200명이 고용돼 총 1만100개의 일자리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같은 현재 고용현황을 기준점으로 삼아, 1)시장성장 가능성과 2)정부정책(규제 vs. 지원)에 따라 블록체인 산업의 신규 고용효과가 어떻게 변하는지 분석했다.
9곳의 대표적인 글로벌 시장분석 전문기관의 블록체인 산업 성장률 중 가장 보수적인 전망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earch. 2016)의 37.2%, 가장낙관적인 전망은 마켓 앤 마켓(Markets and Markets. 2018)의 79.6%였다.
가장 보수적인 성장률 37.2%일 경우, 현재와 같은 정부규제가 지속되면 신규일자리는 3만5800개 증가하지만 정책지원(ICO 허용 및 거래소 육성) 상황에서는 5만9600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가장 낙관적인 성장률 79.6%에서는 정부규제 시 10만 5086개, 정책지원 시 17만 5837개 증가로 나타났다. 두 경우 모두 정부규제가 지원으로 바뀌면 신규일자리 규모는 1.7배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병태 교수는 “지난 10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발표한 신산업 분야에서의 일자리 목표인 9만2천개와 비교하면, 블록체인 산업은 최대 17만5천개의 일자리가 생겨나 거의 2배에 달하는 고용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며 정부정책의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한다는 것은 산업의 특성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암호화폐 없는 프라이빗 영역만 육성할 경우 신규 일자리 창출은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병태교수팀은 지난 10월 8일 국회 토론회에서 해당 연구의 중간결과를 발표한 이후, 추가 분석을 거쳐 20일에 최종결과를 한국블록체인협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 회장(전 정보통신부 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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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은 올 2월부터 8월까지 ‘재난’ 수준의 고용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수출증가와 광공업 생산의 부분적 반등 등으로 제조업 부문의 취업자 감소폭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도소매와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 부문의 취업자가 2개월 연속 줄어들면서 고용불안이 전반적인 경제활력을 둔화시켜 내수부진으로 이어질 우려가 더 커지고 있음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부가 조만간 고용관련 대책을 내놓기로 한 상황에서 김동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투자 활성화, 혁신성장·규제혁신, 지역·산업별 맞춤형 일자리등 3가지에 초점을 맞춰 고용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단기 일자리 창출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 회장은 “정부가 ‘블록체인 진흥, 암호화폐 규제’의 제한적인 정책을 지속할 경우, 국내 거래소가 폐업하거나 본사의 해외이전 및 ICO업체들의 해외 이전이 본격화돼 기존 일자리마저 줄어들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