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근무, 연장근로에 포함 추진...노사정 동상이몽

by김현아 기자
2012.01.25 11:33:55

노동계 "임금 저하없는 근로시간 단축..공장 증설로 일자리 만들어야"
경영계 "특근 수당 보전 어렵다..내수 위축 속 공장 증설 어려워"
정부 근로기준법 개정 의지..한나라당 비대위, 총선 공약화 가능성도 제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가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휴일근무를 연장근무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지만 정부와 재계, 노동계의 생각이 각기 달라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휴일근무가 연장근무에 포함되면 주말 특근이 줄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현재는 근로기준법상 규정된 주 40시간을 초과해 최대 12시간까지만 연장근로를 할 수 있지만, 휴일근무는 포함되지 않아 장시간 근로의 원인이 돼 왔다.

하지만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의 '휴일근무, 연장근무에 포함 추진' 발언이후 갈등은 커지고 있다. 노동계는 임금저하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경영계는 휴일근무 축소에 따른 임금 하락의 불가피성을, 정부는 신규 일자리 창출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문제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총선 공약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005380)의 경우 토요일 오후 5시에 출근해서 일요일 아침 8시에 퇴근하는 형태의 휴일근무제를 운영하면서, 통상 시급의 2배 정도를 더 주고 있다. 그런데 정부 방침대로 바뀌면 휴일근무가 줄고 임금 역시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권오일 현대차노조 대외협력실장은 "정부 방침에 대해 자세히 검토해 봐야하지만 임금수준 저하 없는 근로시간 단축이 옳다"면서 "지난 번 연장근로 법 준수를 위해 현대차가 900명, 기아차가 500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하는 것과 관련, 노조는 이미 신규 공장 증설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인철 한국경영자총협회 본부장은 "근로자들이 휴일근무를 안 하게 되면 임금이 줄어들텐데 노조가 이를 수용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기존에 받던 임금을 다 내놓으라고 할 텐데 이를 보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규 공장 증설은 어렵다"고 밝혔다. 

신규 인력 채용에 대해서도 노사간 이견이 첨예하지만 정부는 휴일근무의 연장근로 포함이나 야간 근로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채필 장관이 지난 24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장시간 근로 규정을 위반한 500개 사업장에서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시켰더니 약 52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고 강조하는 등 의지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업계나 노동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입법추진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은 물론 한나라당 비대위에서 총선 공약화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임금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없이 일자리만 늘리면 된다는 정치 포퓰리즘이 기업이 처한 현실을 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