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나오는 1만원 티켓`..저가항공사 제살 깎기?

by안재만 기자
2011.02.24 10:14:23

티웨이·제주항공 이어 에어부산 1만원 티켓 선보여
업계 "고객 눈높아져 큰일"..에어부산 "문제 없다"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저가항공사들이 툭하면 1만원 내외 초저가 이벤트를 실시함에 따라 항공업계 일각에선 최근의 흐름이 `제 살 깎아먹기`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020560) 계열의 에어부산은 24일 김포~제주, 부산~제주 노선의 항공권을 99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작년말 티웨이항공, 올초 제주항공에 이어 세번째로 맞는 1만원 항공권 이벤트다.

이와 관련, 항공업계에선 "저가항공사들이 돌아가며 1만원 항공권을 출시하면 `제값`을 내고 제주도를 가려는 고객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저가항공사 가운데 1만원 항공권을 처음 시작한 곳은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2009년 12월 항공권을 미리 구매하는 고객에게 항공권을 1만원에 제공하는 `얼리버드 운임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1만원 항공권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작년 말부터다. 티웨이항공이 작년 12월 1만원 항공권 이벤트를 실시했고, 올초 제주항공이 1만원 항공권을 선보여 몇시간만에 예정치 3600석이 매진되는 성과를 냈다.

제주항공에 이어 이번엔 에어부산이 뛰어들었다. 3월 한달간 선착순 9900명을 대상으로 9900원짜리 특가 항공권을 판매키로 한 것. 이번 이벤트는 에어부산의 기점인 부산 출발과 김포공항 출발 모두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에어부산의 이벤트는 선착순에만 그치지 않는다. 설령 9900명 안에 포함되지 못했더라도 낙담할 필요가 없다. 에어부산은 김포~제주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3월 한달간 60%의 할인율을 적용키로 했다. 이 역시 초저가 상품으로, 최소한 3월 한달간은 제주행 고객을 에어부산이 `꽉` 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업계는 우려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특가상품이 설 연휴 직전 등 비수기에 집중된 것과 달리 에어부산의 경우 3월 한달간 실시되는데다 1만명에 가까운 대규모이기 때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1만원 항공권을 내놨을 때도 걱정이 컸는데 에어부산은 더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제주행 고객들의 기대치가 높아져서 큰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고정비를 감안하면 제주행 티켓은 최소 6만원대가 돼야 한다"며 "에어부산 움직임에 다른 저가항공사들이 `맞불`을 놓을 경우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에어부산은 이번 이벤트가 단기간 시행되는 만큼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 에어부산의 한 관계자는 "에어부산이 부산을 기점으로 하다 보니 수도권에서의 인지도가 낮아 이번 이벤트를 기획하게 된 것"이라며 "처음 들어가는 입장이고 3월 한달 동안만 실시되니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