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돋보기)고려아연, 올 실적도 `서프라이즈`일까

by이대희 기자
2007.02.08 11:07:27

4분기 아연 가격급등에 어닝 서프라이즈
"올 아연수급도 긍정적" 우세속 삼성증권 `신중`

[이데일리 이대희기자] 지난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고려아연(010130)이 올해도 아연가격 상승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주가는 좀처럼 상승 기미를 타지 못하고 횡보세가 이어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헤지펀드의 원자재 투자 손실 등으로 주가가 부담을 받고 있지만 적절한 매수기회를 포착하려는 긍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려아연이 발표한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87%, 전년 동기대비 146% 증가한 1344억원이었다. 이는 종전 시장 예상치보다 40% 이상 높은 수준으로 `놀라움` 그 자체라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실적 호조의 주요인으로 아연가격 급등을 꼽았다.
 
양기인 대우증권 연구원은 8일 "런던금속거래소(LME) 평균 아연가격이 지난 2005년 4분기에 톤당 1640달러에서 지난해 3분기 3363달러, 4분기 4204달러로 급증해 고려아연 실적 향상 최대의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박기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4분기 평균 아연가격은 전년대비 158.6% 급등해 실적 호조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며 "아연에 비해 영업마진이 높은 연(납)부문 역시 LME(런던금속거래소) 가격이 전년대비 54%, 전분기대비 42% 올라 긍정적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신윤식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속가격 상승으로 실질TC(제련수수료)가 높아져 제련마진이 확대됐다"며 "이 덕분에 지난 4분기 영업이익률이 20.5%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 연구원은 또 "아연가격 상승으로 호주 자회사인 SMC의 실적도 향상됐다"며 "4분기 순이익은 514억원으로 전분기대비 3.1배 증가했고 연간 순이익은 1129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올해 실적 역시 아연 수급에 달려있다는 평가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최근 주가 하락에도 `매수`를 강하게 제시하는 가운데, 삼성증권만 이날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세계적인 아연공급 부족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추가적인 모멘텀도 발생할 것"이라며 고려아연의 올해 실적 역시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봉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세계적으로 약 16만톤 가량의 아연 공급부족이 예상돼 평균 거래가격은 톤당 35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며 "자회사 실적 개선에 따른 지분법 이익 증가와 호주 증권시장 상장 가능성으로 추가적 모멘텀 발생도 가능하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 한동안 급락을 지속하던 아연시세는 최근 들어 다시 고개를 드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LME에 따르면 국제아연시세는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전일 아연가격도 전일대비 3.9% 오른 3220달러에 마감됐다().

▲ 11월 이후 아연가격추이(자료:LME)
양기인 대우증권 연구원도 "국제 아연 수급 균형은 빨라야 내년에야 가능하다"며 "현재 LME의 아연 재고량이 9만7475톤에 불과해 지난해 생산량의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여서 향후 탄력적인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 연구원은 "호주 SMC의 상장차익이 3000억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부실 자회사 매각도 긍정적"이라며 "올해 3분기에 영업이익률이 16.2%까지 올라 고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윤식 연구원은 "올해 들어 아연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이는 헤지 펀드의 손실 확대 소식에 펀드 투매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며 "여전히 아연의 수급은 매우 타이트하다"고 강조했다.

신 연구원은 "중국에서 수출세 회피를 위해 1월 중순까지 아연 재고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났지만 2월이 지나면서 다시 재고량은 감소 추세"라며 "중국의 춘절 이후 아연가격은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김경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완전히 상반된 전망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연구원은 "신규 광산개발로 아연 광물공급이 완화되고 수입국인 중국의 아연수출국 전환 움직임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아연 수급은 점차 완화돼 고려아연의 실적 개선에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또 "올해 영업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환차익감소와 지분법평가이익감소, 법인세 증가 등으로 올해 순이익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최근 주가는 약세를 보이며 20일 이동평균선이 120일 선을 하향돌파(데드 크로스)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양기인 연구원은 "최근 아연가격 약세에 대한 우려와 중국의 순수출국 전환 소식은 모두 일시적"이라며 "아연 수급이 타이트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중국의 수출량 증가도 일시적인만큼 8만원대를 기록할 때 저점매수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41분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전일보다 1.1% 하락한 8만8500원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