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행복한 노후 도와드리겠습니다"

by박동석 기자
2006.04.21 11:32:12

변재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초대원장
"경험많은 고급 인력 방치는 국가적 손실"
"은퇴후 일자리 많이 만들 것 "

[이데일리 박동석기자]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긴 노후 30년을 채우기 위한 은퇴 후 일자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령화와 조기퇴직의 여파로 한창 일할 나이에 직장에서 밀려나는 퇴직자는 크게 늘고 있으나 재취업은 하늘에 별 따기 이상으로 쉽지 않아서다.

지난 2월 17일 출범을 알린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세워졌다. 은퇴 후 일자리 해결사역(役)이다.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든 노인들이 많아지는 저출산 고령화 위기를 잘 넘기려면 일하고 싶어하는 어르신들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노인인력개발원 초대 원장을 맡은 변재관 원장()은 은퇴 후 일자리 문제야 말로 고령사회의 핵심 이슈라고 강조한다.

국가가 연금이나 복지로 어르신들을 부양하기엔 한계가 있는데다 일하고 싶은 청년 어르신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야 노년실업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 평균 퇴직 연령은 53세입니다. 한 퇴직자가 평균 수명인 77세까지만 산다고 해도 24년이란 기간을 소득이 없는 상태로 보내야 한다는 얘기지요”

변 원장은 수 십 년간 일하면서 전문지식과 현장 경험을 쌓은 인력들이 조기 퇴직 후 방치되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엄청난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인인력개발원은 `노후에 활기가 넘쳐야 젊은 직장인과 학생, 후세대가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노후 일자리를 개발 보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변 원장은 그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취임 후 지금까지 직원들과 휴일을 잊은 강행군에 몰입해 있다. 갖 출범한 내부 조직을 정비하고 직원 교육하는 일도 버거운데 복지형 일자리를 보급하기 위한 민간, 공공 실무자 교육에 참여하랴 노인일자리 박람회를 지원하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허허, 선장이 열심히 해야 직원들도 신나게 일할 것이고, 그래야 일자리도 많이 만들 수 있지 않겠어요?”



그는 못 말리는 일벌레다. 대통령 직속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 인구경제팀장을 맡아 우리나라의 고령화 로드맵 작성을 진두지휘할 때도 밤샘 작업을 밥 먹듯이 했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국정과제를 만드느라 고생했으니 이제는 좀 쉬면서 하라는 격려도 많지만 타고난 천성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그는 개발원 원장이 타고 다니라고 나온 고급 차량과 전속 운전기사까지 반납했다. 이렇게 사심 없이 발로 뛰는 업무스타일은 부인에게 차량과 운전기사, 개인 비서까지 붙여준 어느 자치단체장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개발원이 짧은 기간 안에 만만치 않은 성과를 거둔 이유도 변 원장의 `성실 리더십`이 큰 몫을 했다.

개발원이 문을 연 후 `일하는 노인연대`가 출범했고 노(老)-노 케어등 복지형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그런가 하면 올해안에 노인 시험감독관, 노인 조사원, 노인 주유원, 전통문화지도사, 바다사랑지킴이 등 다양한 일자리가 시행될 예정이다.

변 원장은 “노인 관련 전문교육과정을 신설해 맞춤형 기능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노인 전문인력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취업을 돕기 위해 퇴직전후의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중이다.

은퇴자들이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일자리찾기 사이트(www.kordi.or.kr)’를 구축한 것도 개발원의 주요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변 원장은 “정부가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8만여개 이외에도 민간분야에서 10만여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 일본 쯔쿠바대학 대학원 석·박사학위 취득(복지사회학 전공)
-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노인·장애인정책개발센터 소장
- 전 대통령자문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 인구경제팀장/인구생활팀장
- 현 한국노년학회 및 사회보장학회 이사,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


고령자 창업지원 정책, 참여형 지역복지 체계론, 노인과 경제, 노년학의 이해, 한국의 사회보장과 국민복지기본서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