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 살해 후 암매장' 40대 혐의 인정…"화가 나서, 죄송"

by이유림 기자
2023.11.19 15:52:00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영장실질심사
'혐의 인정하나' 질문에 "네…죄송하다"
"갑자기 화가 나서"…우발적 범행 주장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의붓어머니를 살해한 뒤 암매장한 40대 남성이 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혐의를 인정했다.

금전 문제로 의붓어머니를 살해한 뒤 친아버지 고향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배모씨가 19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40대 배모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배씨는 이날 오후 2시 20분 카키색 점퍼를 입고 옷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계획 범행이냐’는 물음에는 “갑자기 화가 나서”라고 밝혔다. ‘돈 때문에 살인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그는 “죄송합니다”라며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법원에 가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배씨는 지난달 19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의붓어머니 70대 이모 씨의 집에서 금전 문제로 다투다가 그를 목 졸라 살해한 뒤 경북 예천의 하천 갈대밭 주변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경북 예천은 배씨 친부이자 이씨가 사별한 전 남편의 고향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전 남편과 30여 년 전 재혼했고, 전 남편은 1년여 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는 이씨 살해로부터 한 달 가까이 지난 시점인 지난 13일 동사무소 복지담당 공무원이 이씨와 일주일째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신고하며 시작됐다.

이씨가 지난달 20일 경북 예천에서 휴대폰이 꺼진 뒤 행적이 묘연하고 이씨의 통장에서 30만원이 인출된 것으로 확인되자, 경찰은 단순 실종사건에서 살해 의심사건으로 수사 방향을 전환했다.

경찰은 의붓아들인 배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배씨가 이씨 통장에서 30만원을 인출하고 이씨의 시신을 옮기기 위한 렌터카 비용에 사용했다고 봤다.

배씨는 휴대폰을 끄고 도주했으나 지난 17일 오후 8시 20분쯤 경기도 수원시의 한 모텔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이씨의 시신은 이튿날인 18일 오전 10시 30분쯤 경북 예천의 하천 갈대밭 주변에서 암매장된 상태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