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3.08.25 10:27:15
168개 항목 통과해야 인증 획득
WFI(주사용수) 사용, 무균시설 조제 등으로 관리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보건복지부의 원외탕전실 인증제 시행이 5년째를 맞으면서 약침 조제의 경우 인증제가 본 궤도에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약침은 한의학 이론을 바탕으로 오랜 임상경험을 통해 개발한 이론과 치료법으로 침술과 한약을 결합한 침술의 한 종류이다. 약침액을 질환과 관련된 경혈에 약침주입용 주사기를 사용해 시술한다.
가천대학교 침구의학과 황지혜 교수는 “약침은 침을 놓는 부위인 경혈에 한약 성분으로 만든 주사액을 직접 주입해 침과 한약의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 인체의 불균형을 빠른 시간 내에 조절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약침 중 가장 친숙한 약침은 소위 벌침이라고 하는 봉약침이다. 최근에는 봉약침 외에도 자하거약침, 산삼약침, 녹용약침 등 다양한 약침이 개발돼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2017년 기준 전체 한의사의 67.5%가 약침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임상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효과는 좋지만 인체 내부에 직접 주입하기 때문에 엄격한 기준에 따라 만들어진 약침액을 철저한 위생관리 하에 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조제 과정 역시 엄격한 기준 하에 만들어지고 있는데 현재 약침액은 대부분 약침 원외탕전실에서 조제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는 이를 관리하기 위해 원외탕전실 평가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원외탕전실 평가인증제는 2018년부터 시행된 제도로서 한약을 조제하는 시설인 원외탕전실의 시설 및 운영, 원료 입고부터 보관·조제·포장·배송까지의 전반적인 조제 과정을 평가해 한약(약침)이 안전하게 조제되는지 검증 후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일반 한약 조제와 약침 조제로 구분해 적용되는데 ‘일반한약’ 인증은 K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와 HACCP(식품 및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 기준을 84개 정규항목에 의해 평가되고 있으며 약침은 이보다도 더 까다로운 멸균 처리 공정 등 168개 정규항목을 모두 통과해야만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약침 원외탕전업계는 안전한 조제관리의 핵심은 WFI(주사용수, Water For Injection)과 클린룸이라고 말한다. WFI란 주사용수, 즉 주사액에 사용하는 물을 말하며 증류수를 멸균한 것으로 증류수보다 생산비용이 훨씬 비싸다.
기린한의원 원외탕전실 반경태 이사는 “기린한의원 원외탕전실을 포함한 보건복지부 인증 약침 원외탕전실은 양방 주사제 제약회사와 마찬가지로 WFI를 사용해 약침액을 조제한다. 또한 직접 인체에 주입하는 것인만큼 Class100(3입방피트당 먼지 100개 이하)수준의 클린룸에서 직접적인 조제가 이루어지며 이후 추가적인 살균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클린룸에서의 조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남상천한의원 약침 원외탕전실 남상천 대표한의사는 “약침액을 조제한 후 14일간 배양하여 균이 검출되는지 체크하고 엔도톡신 검사까지 마쳐야만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렇게 엄격한 관리를 통해서만 인증을 받을 수 있다보니 2023년 8월 1일 현재 인증을 받은 약침 원외탕전실은 기린한의원 원외탕전실, 남상천한의원 원외탕전실, 안중한의원 원외탕전실, 자생한방병원 성남 원외탕전실까지 모두 4곳에 불과하다.
인증을 통과한 원외탕전실의 수는 많지 않지만 점유율로 따지면 그렇지 않다. 업계는 약침을 사용하는 한방의료기관의 약 80-90%가 인증 약침 원외탕전실에서 조제된 약침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남상천한의원 원외탕전실 정철 대표한의사는 “현재 대부분의 한방의료기관에서 인증받은 원외탕전실의 약침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증 약침 원외탕전은 한 번 인증을 받았다고 끝이 아니라 인증 기간에도 중간평가를 받으며 지속적인 질 관리를 하고 있고, 조제 설비 또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계속 업그레이드하며 한방의료기관에게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약침액을 조제,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많은 환자들이 한방의료기관에서 안심하고 약침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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