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접경 러 본토서 총기난사·유류고 폭발…러 “우크라 소행”
by방성훈 기자
2022.10.16 16:12:45
러 벨고로드주 신병 훈련소에 괴한 2명 침입해 무차별 총격
11명 사망·최소 15명 부상…같은날 유류고도 폭발
러 주지사 "수일째 우크라군 포격…유류고에 포탄 떨어져"
우크라 “병사들끼리 다투다 총쏴…폭발은 미사일 오발인듯"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 남서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벨고로드주에서 유류 저장고가 폭발하고 러시아 병사들이 괴한들의 총격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CNN방송은 1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을 인용, 벨고로드주에서 러시아 신병들이 사격 훈련을 진행하던 도중 무장 괴한 2명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고로 러시아 병사 11명이 사망했고, 최소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범인들은 현장에서 사살됐으며 정확한 신분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범인들이 우크라이나군과 연관돼 있다고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며 테러리스트들이 러시아 병사들을 먼저 공격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CNN은 옛 소련 연방 국가 출신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으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고문은 범인들이 타지키스탄 출신이며 종교 문제로 훈련병들과 언쟁을 벌이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벨고로드주에서는 유류고가 폭발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포탄 중 하나가 지역 내 유류 저장고에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주내 한 국경 초소에도 이날만 14발의 포격이 가해지는 등 수일째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아 접경 지역인 벨고로드주는 러시아군의 유류고와 탄약고 등이 몰려 있는 보급 요충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0일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대적 공습을 개시한 이후 이 곳에서도 많은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벨고로드주는 우크라이나군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전날엔 벨고로드주의 한 발전소가 포격에 맞아 화염에 휩싸였고, 이틀 전인 13일엔 한 탄약고에서 폭발이 일어나 국경 초소가 파괴됐다. 주도인 벨고로드에서는 아파트 일부가 붕괴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에 따른 사고라고 지속 의심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오히려 러시아 미사일의 오발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공격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서방은 확전 가능성 우려 등으로 러시아 본토 공격에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