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문정태 기자
2013.06.02 15:49:09
STX "강 회장 지배력 낮아지는 것 맞지만..그룹 해체는 아냐"
강덕수 회장 "모든 기득권 내려놔..지주회사체제는 필요"
[이데일리 문정태 한규란 기자]우리은행이 STX(011810)그룹의 계열사인 포스텍에 대출하면서 담보로 설정한 강덕수 회장의 ㈜STX 주식과 포스텍의 ㈜STX 주식 등 총 653만주를 매각할 방침이다. 이는 ㈜STX 주식의 10.8%에 해당하는 것으로, 주식 매각이 이뤄질 경우 STX그룹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STX 보유 주식을 처분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의 주가가 내려가면서 담보 가치가 하락하자 우리은행이 대출금을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텍은 강덕수 회장이 전체 지분의 69.38%(작년 말 기준)의 지분을 가진 사실상 개인회사다. 강덕수 회장은 본인의 지분 700만주(11.56%)와 포스텍이 가진 지분 1392만6357주(23.01%)를 STX 그룹을 지배해 왔다.
강덕수 STX회장은 STX주식 653만주를 우리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STX의 모회사 격인 포스텍의 자금을 빌린 상태. 이번에 우리은행이 ㈜STX 지분을 정리하면 강 회장과 포스텍의 ㈜STX 지분은 10%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STX 그룹에 대한 강 회장의 지배권이 사실상 사라져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STX그룹이 해체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STX 측은 “우리은행이 지분 매각을 하게 되면 강덕수 회장의 지배력이 낮아지는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그룹과 계열사 간의 지분구조에는 변동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룹 해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
강덕수 회장은 “STX의 현 지배구조인 지주회사 체제는 향후 신속한 경영정상화는 물론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주회사 체제 유치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룹 경영과 관련된 모든 일들에 대해 채권단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의사결정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채권단의 요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STX그룹이 회생하지 못하면 수많은 실직자가 생겨나고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예상되는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 크다”며 “경영권을 포함한 기득권은 모두 내려놓은 채 백의종군의 자세로 조기 경영정상화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