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상상 그 이상`..쏘나타 2.4 GDi

by김상욱 기자
2010.01.28 10:28:44

2.4리터 세타 GDi 엔진 탑재 `확실한 달리기 성능`
캠리 비교시승..쏘나타 2.4 `부족함이 없다`
4월 미국시장 출시 "올해 관심은 쏘나타"

[이데일리 김상욱 기자] `이거 정말 다른데? 확실히 차이가 나네`

현대자동차(005380)가 최근 출시한 쏘나타 2.4 GDi. 지난해 발표됐던 쏘나타에 새로운 2.4리터 엔진을 탑재시킨 모델이다.

최근 중형차들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새로 출시된 2.4 모델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쏘나타 2.4 모델이 경쟁차종으로 분류되는 도요타 캠리 등에 비해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현대차는 최근 쏘나타 2.4 광고를 통해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한껏 내비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지난 26일 제주도 돌문화공원에서 진행된 쏘나타 2.4 시승회. 이날 시승회는 경쟁차종인 캠리와의 비교시승 및 일반도로 드라이빙 테스트 등으로 구성됐다.

비교시승장으로 이동하자 4대의 쏘나타 2.4와 2대의 캠리가 일행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비교시승은 돌문화 공원 주차장 주변을 한바퀴 돈 후 주차장에 마련된 슬라럼, 회전 등의 코스를 각각 운전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쏘나타 2.4 모델은 내부 인테리어나 외형상 큰 변화는 없다. 다만 2.0 모델에 없었던 듀얼 머플러가 적용됐다. 통상 듀얼 머플러는 고배기량 차량에 적용돼 왔다. `배기량이 다르다`는 점을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 현대차는 도요타 캠리와 쏘나타 2.4 모델과 비교시승회를 개최했다.
쏘나타에 앉아 조심스럽게 출발한 후 주차장 주변 오르막길에서 발에 힘을 줘봤다. 역시나 즉각적인 반응이 왔다. 하지만 한정된 공간인 만큼 원하는 만큼의 속도를 내기는 힘들었다.

슬라럼 코스에 이어 90도 코너링 회전, 급가속 구간후 유턴, S자형 코스 등에서 쏘나타는 한결같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DPS)를 적용해 한 손으로 핸들링을 해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운전자의 의도에 부합하는 실력을 갖췄다.

캠리 역시 세계적인 베스트셀링카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쏘나타에서 `경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캠리에서는 `묵직하다`는 느낌이 전해져 왔다. 슬라럼 코스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좀 더 컸다. 급회전시 캠리가 다소 물렁한 느낌이라면 쏘나타는 상대적으로 단단하다는 느낌을 줬다.



이는 쏘나타에 `진폭감응형 댐퍼`가 적용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동승한 테스트 드라이버의 설명이다. 진폭감응형 댐퍼는 평탄한 길에서는 충격을 저감시키고 승차감을 높여주고, 선회나 험로에서는 조종안정성을 높여준다.



비교시승을 끝낸 후 일반도로로 나섰다. 돌문화공원에서 5.16도로, 1100도로를 거쳐 해안일주도로를 통해 목적지에 도착하는 약 90km의 코스였다.

왕복 2차선의 좁은 길이었고 구비구비 커브가 있는 굴곡있는 도로였지만 쏘나타는 시원한 가속력을 보여줬다. 서너번의 추월기회에서 엑셀을 밟자, 즉각 반응하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운전중 계속 `허허, 이거 잘 나가네..`라는 말이 맴돌았다.

▲ 쏘나타 2.4 GDi는 동급 최고의 주행성능을 갖췄다.
해안일주도로에서도 역시 쏘나타는 거침없는 달리기 실력을 보여줬다. 시속 160km까지는 거침없이 올라간다. `더 밟아볼까`라는 유혹이 계속 머리속을 맴돌았다.
 
실제 동승자들 사이에서 `이거 2.0 모델 팔리겠느냐`는 농담이 터져 나올 정도로 매력적인 주행성능이다.

쏘나타 2.4에는 현대차가 독자개발한 `세타 GDi 엔진`이 탑재됐다. 이 엔진은 고압의 연료를 연소실에 직접 분사, 성능을 높였고 연비 개선효과도 있다. 배출가스도 절감시켰다. 2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될 정도로 현대차의 엔진기술은 진화하고 있다. 

쏘나타는 최고출력 201마력, 최대토크 25.5㎏·m의 강력한 동력성능과 함께 6단 변속기를 적용해 리터당 13.0㎞의 연비를 구현했다. 국내외 경쟁차종중 가장 우수한 수준이다.
 
룸미러에 후방카메라 영상을 보여주는 시스템도 동급 최초로 적용됐다. 운전자로선 일종의 보너스인 셈이다.

쏘나타 2.4 GDi 모델은 고급형과 최고급형 두가지 사양이다. 고급형은 2866만원, 최고급형은 2992만원으로 2.0모델과 비교할 경우 약 250만원에서 300만원의 차이를 보인다. 소비자를 유혹할만한 가격차인 셈이다.


이번 비교시승에서 느낀 쏘나타와 캠리의 차이는 분명했다. 하지만 어느 한편이 더 우수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수준이기도 했다. 운전자들의 특성이 좌우할수도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만 적어도 쏘나타 2.4 모델이 캠리에 비해 뒤쳐진다는 느낌은 받기 어려웠다. 현대차가 보이고 있는 자신감에 일정부분 동의를 해줄 수 밖에 없었다.

현대차는 이 모델을 오는 4월부터 미국시장에서 판매한다. 2.4 GDi가 미국시장에서의 주력모델이다. 현지에서의 반응도 예사롭지 않다.
 
최근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방문했던 레이 라후드 미 교통부장관은 현대차 전시장을 방문, 신형 쏘나타에 직접 앉아보며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존 크라프칙(Krafcik)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 사장은 "올해의 관심은 쏘나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그의 의견에 공감할 수 밖에 없을만큼 쏘나타 2.4 GDi는 매력적이다.
 
이미 제네시스 등 고급차가 해외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쏘나타 역시 그같은 평가를 받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