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동 기자
2008.07.30 11:30:05
대한통운 유상감자 2조원‥대우건설 유휴자산 매각 1조원
금호생명 상장 3천억~5천억…31일 그룹 사장단 총출동 IR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가 최대 4조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 계획을 마련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그룹 사장단 투자설명회(IR)에서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는 내년 대우건설 풋백옵션 행사를 가정하고, 이에 필요한 중장기 자금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 자금계획에는 내년 대한통운 유상감자를 통해 2조원을 확보하고, 1조원 이상의 대우건설 및 금호산업 유휴자산 매각방안이 포함돼 있다. 올 하반기로 예정된 금호생명 상장을 통해 추가로 3000억~5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 풋백옵션`이란 대우건설 인수과정에서 발생한 금융비용을 말한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18개 금융회사로부터 3조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금융회사들은 인수자금을 지원하면서 대우건설(047040) 주식을 담보로 설정했고, 담보가치(대우건설 주가) 보장 차원에서 풋백옵션(매도선택권·Put Back Option)을 부여받았다. `풋백옵션`이란 일정 자산을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금호아시아나는 내년 12월15일 이후 대우건설 주가가 풋백옵션 행사가격을 밑돌 경우,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주식을 행사가격에 모두 되사줘야 한다.
풋백옵션 행사가격은 약 3만4000원(배당금·감자대금 제외시) 수준으로, 금호그룹 측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4조 1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금호그룹은 풋백옵션 비용 4조 1000억원 가운데, 2조원은 내년 대한통운 유상감자를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는 내년 3월말~4월초 대한통운(000120) 주식의 65%에 대해 유상감자(주당 13만6800원)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경우 약 3조 6000억원의 유상감자 대금 중 2조원 정도가 금호그룹 측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 측은 2조원의 유상감자 대금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 추가로 대출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재무적 투자자(FI)들과는 풋백옵션 계약기간을 1년 정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2조원 정도의 차입금을 상환하게 되면, 각 계열사들이 자금차입 여력이 생겨 유동성 확보에 숨통이 틔일 것"이라며 "금호산업 입장에서는 일부 풋백옵션에 대해서는 바이백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통운 유상감자 외에 대우건설은 최대 1조원 규모의 보유 자산을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경우 현금유동성만 6000억원에 이른다"며 "매각대상 자산은 다각도로 검토 중으로, 어떤 자산을 매각할 것인지는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없어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외에 금호산업(002990)도 유휴 부동산 등의 자산을 적극적으로 매각해 현금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