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한 그릇조차 색다른 맛이 느껴지는…

by조선일보 기자
2007.08.16 12:00:00

국내 여행, 스타일 업 ①인천

[조선일보 제공] 올 여름, 어디 다녀오셨나요? ‘대한민국 여행, 스타일 업!’ 첫 당첨자 박성찬씨는 인천을 여행했습니다.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의외로 많은 도시더라구요. 박성찬씨의 여행 경험담을 소개합니다. 조선일보와 온라인 여행사 웹투어가 올 여름 다녀오고 싶은 국내 여행지와 그 이유, 여행계획을 올려주신 분들 중에서 세 분을 선정해 여행을 보내드렸습니다. 나머지 두 분의 여행 경험담도 앞으로 2회에 걸쳐 소개됩니다.


인천은 바다와 땅과 하늘이 함께하고 있는 보기 드문 여행지다. 서울서 전철을 타고 한나절 코스로 연인과 함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 여행경비라야 전철 요금에 자장면 한 그릇 값 정도면 충분하다.

1박2일 짬을 내 인천으로 향했다. 이틀 동안 볼 것 있겠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인천만큼 볼거리가 많은 대도시도 드물 것이다. 역사여행, 별미여행, 낭만여행 다 가능한 곳이 인천이니까.

첫째 날은 1호선 종점인 인천역에서 가까운 차이나타운에서 시작했다. 차이나타운-일본 거리-드라마 ‘피아노’의 무대였던 옛 ‘제물포 구락부’-자유공원을 거쳐 숙소 인근의 송도에 있는 인천시립미술관과 인천상륙기념관을 들려보는 코스다.



이곳에 들어서면 맨 처음 패루(牌樓)가 반겨준다. 이 패루는 중국인들이 동네 입구에 세웠던 마을의 대문 같은 것으로 화려한 장식과 함께 경축의 의미를 담고 있다. 눈에 띄는 중국집에 들어가 자장면(4000원)을 먹었다. 여느 자장면과 비슷한 맛인데, 분위기 탓인지 색다르게 느껴진다. 차이나타운을 따라 계속 걷다 보면 인천 중구청 정문 양 옆으로 이국적인 분위기의 골목이 또 펼쳐진다. 골목길을 따라 늘어서 있는 일식 적산가옥들이 모두 한결같은 색과 모양이다. 골목이름도 ‘일본골목’이란다.

다시 자유공원 쪽으로 나 있는 골목길을 거닐어 보자. 돌계단이 있고 낯이 익은 듯한 집이 한 채 있다. ‘제물포 구락부’ 건물과 그 건물 옆으로 자유공원까지 나 있는 돌계단…. 이 높다란 돌계단은 2001년 방영된 드라마 ‘피아노’의 촬영지였다. 돌계단 입구의 ‘제물포 구락부’ 건물도 예전 외국인들의 사교클럽이었다고 하는 역사의 산실이다. 돌계단을 따라 자유공원까지 올라간다. 멀리 인천앞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숙소가 있는 송도로 돌아온다. 송도는 인천에서도 별천지로 통하는 곳이다. 인천 시립박물관과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을 찾는다. 박물관이나 기념관이라기보다 기분 좋은 야외정원 같다.

둘째 날이다. 월미도와 연안부두를 찾기로 했다. 월미도가 ‘전통 유흥 지구’라면 연안부두는 새롭게 떠오르는 ‘도시인의 탈출구’다. 부두는 덕적도, 승봉도, 이작도, 백령도 등으로 가는 피서객들로 가득해 활기가 넘친다. 인천 앞바다를 한 바퀴 돌아오는 유람선을 놓치지 말자. 유람선은 갈매기와 동행을 한다. 하늘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던져주면 멋진 폼으로 잽싸게 낚아챈다. 갈매기 울음소리도 분위기를 더해 준다. 마음 한 구석에 어딘가 웅크리고 있던, 묵은 ‘낭만’이 고개를 든다.

박성찬(46·회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