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성 기자
2005.11.09 11:48:45
"블로그경영, 산업특성 맞는 선택적 점진적 접근 필요"
"성공적으로 대처하면 정보경쟁력 원천중 하나될 것"
[이데일리 김기성기자] 21세기 젊은이들의 새로운 인터넷 코드로 등장한 블로그는 기업으로선 `기회`이자 `위협`이라는 `양날의 칼`로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떤 전략으로 블로그시대에 대처해 나가야할 것인가.
삼성경제연구소는 9일 `블로그시대의 기업경영`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은 블로그를 무조건 추종하거나 무시하기 보다는 산업특성에 따라 선택적, 점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 신중론`을 대처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 이같은 대처에 성공해 나간다면 블로그는 지속가능한 정보경쟁력의 원천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이같은 대안은 최근들어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블로그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데 바탕을 깔고 있다.
`상호작용성을 강화한 개인 홈페이지`를 의미하는 블로그는 과거 인적 네트워크와는 차원이 다른 `지식인맥(知識人脈)`을 구축하고, 기존 미디어에서 흉내내지 못하는 `공명(共鳴)의 장`을 형성하는 등 글로벌 사회를 넘나들며 영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 기업들은 이미 ▲신규비즈니스 창출 ▲지식경영 적용 ▲고객과의 쌍방향 마케팅 수단 ▲CEO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채널 활용 등 기업경영에 블로그를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아메리카온라인의 블로그 운영업체 웹로그 인수, MP3 아이팟의 매출을 늘리기 위한 애플의 팟캐스팅 서비스, 사내 문제점을 솔직하게 토론하기 위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사내 블로그 활용 등 다양한 사례를 연구소는 소개했다.
하지만 기업으로선 블로그가 장점만 있는 게 아니다라는 지적이다. 신제품 정보, 출시 일정, 영업기밀 등이 유출돼 기업경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자사의 신제품 기밀 정보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맥킨토시 전문사이트인 `Think Secret`를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Think Secret`는 아이팟 셔플, 맥미니 등 주로 앞으로 나올 애플의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사이트에 게재했고, 이러한 사실이 블로그를 타고 순신간에 전세계로 확산됐다.
블로그를 통한 종업원 실수나 내부고발, 고객의 회사비난 등도 회사의 이미지 타격으로 직결될 수 있는 리스크.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구글로 이직한 마이클 젠이 자신의 블로그에 상사에 대한 비판과 MS와 비교해 복리후생과 급여가 낮다는 글을 올렸다가 입사 11일 만에 해고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연구소는 "블로그는 한층 역동적이고 불확실한 경영환경 도래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며 "지금보다 더 강력해지는 인터넷 여론, 다양한 이익집단의 영향력 증가 등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총체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일단 사내 발신용 CEO 블로그부터 시작해 부작용 여부를 검증한 뒤 조직 전체, 협력사, 외부로 점차 적용범위를 확산하는 등 저(低)리스크 부문부터 적용해 나가는 순차적 전략이 효과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아울러 블로그의 특성을 포용할 수 있는 고위 경영층 의지와 조직 내부적 마인드가 충족돼야 블로그경영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한 조직 내부의 전제조건으로는 ▲다양성에 대한 포용 ▲기업투명성 ▲정보원천으로서 개인의 존엄성 인정 ▲블로그를 악용하지 않을 애사심 ▲조직의 자발적 학습의지 ▲정보·비정보를 구분할 분별력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