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우주에 발 묶여 ‘동동’…‘귀양살이’ 드디어 끝나나

by이로원 기자
2025.03.15 10:57:25

스페이스X, 교대팀 실은 ‘팰컨9’ 로켓 발사 성공
우주비행사 윌모어·윌리엄스, 19일 지구 귀환 예정
기체 결함으로 9개월 넘게 우주에 잔류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스타라이너’에 탑승해 1주일가량 일정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시험비행을 떠났다가 비행선 결함 등 예기치 않은 문제들로 지난 9개월간 우주에 발이 묶인 미국 우주비행사 2명이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예기치 않게 ISS에 장기 체류 중인 우주비행사 수니 윌리엄스와 부치 윌모어. 사진= AP·연합뉴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14일 오후 7시3분(미 동부시간) 플로리다주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 교대 임무를 수행할 ‘크루-10’ 팀을 태운 우주캡슐 드래건을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캡슐의 우주비행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미 동부시간으로 15일 오후 11시30분쯤 ISS에 도킹하게 된다. NASA와 스페이스X는 발사 과정을 온라인 생중계했다.

이번에 ISS로 떠난 크루-10 팀은 NASA 소속 우주비행사 앤 매클레인과 니콜 아이어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오니시 다쿠야, 러시아 연방 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소속 키릴 페스코프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이전 팀인 ‘크루-9’에 소속돼 ISS에 머물던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는 ISS에 새로 들어온 크루-10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약 사흘간 더 지내며 인수인계 과정을 거친 뒤, 오는 19일 다른 크루-9 팀원 2명과 함께 드래건 캡슐을 타고 지구를 향해 출발할 예정이다.

앞서 NASA 소속 베테랑 우주비행사인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지난해 6월5일 보잉사가 개발한 우주캡슐 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비행을 위해 이 캡슐을 타고 지구를 떠나 ISS에 도착했다. 당시 이들은 약 8일 뒤 다시 스타라이너를 타고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지난해 6월 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비행으로 이 우주선을 타고 ISS에 갔다가 9개월 넘게 발이 묶인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의 우주 체류 여정이 오는 19일 마무리 된다.

하지만 스타라이너가 ISS에 도킹한 이후 기체에서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 여러 결함이 확인되면서 지구 귀환 일정이 무기한 미뤄졌다. NASA는 지난해 8월 우주비행사들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이들의 귀환에 스타라이너 대신 스페이스X의 드래건 캡슐을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스타라이너를 무인 상태로 귀환시켰다.

또 원래 별도로 예정돼 있던 NASA의 ISS 우주비행사 순환·교대 임무 크루-9와 연결해 일정을 조정하고,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크루-9 팀원으로 배치했다.

‘크루-10’ 팀을 태운 우주캡슐 드래건을 팰컨9 로켓에 실은 뒤 발사하는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크루-9팀은 다음 임무를 맡은 크루-10 팀이 ISS에 도착해야 바통을 터치하고 지구로 귀환할 수 있다. 적정 인원을 반드시 ISS에 남겨둬야 한다는 NASA의 원칙 때문이다. 크루-9 팀의 귀환 일정은 당초 올해 2월 말로 예정됐다가 크루-10 수송에 새로운 드래건 캡슐을 이용하는 문제로 인해 3월 말로 더 미뤄졌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윌모어와 윌리엄스의 귀환 지연 문제를 이전 조 바이든 행정부 탓으로 돌리면서 귀환 일정도 꼬였다. 결국 NASA는 크루-10 팀을 태울 우주선으로 새 캡슐이 아닌 구형 드래건 캡슐을 쓰기로 하고 크루-9의 귀환 일정을 2주가량 앞당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 여러 차례 글을 올려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더 일찍 귀환시키자는 자신의 제안을 바이든 행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거절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