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안되고, 미리 준비"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운영법[인사이드 네이버]

by김국배 기자
2023.01.24 15:46:24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통합센터장
'7미션'…어떤 환경에서도 서비스 안정성 유지
"네이버 서비스, 전기·수도·가스처럼 생각"
하반기 춘천 데이터센터 6배 '각 세종' 오픈
60만대 서버 운용…로봇이 서버 운반하고, 자율주행차 운행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인터넷 회사 네이버에는 ‘세븐 미션(7 Missions)’이라 부르는 원칙이 하나 있다. 어떤 환경에서도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나온 원칙이다. 그만큼 네이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통합센터장이 “사람들은 네이버를 전기·가스·수도처럼 상시적으로 쓰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을 정도다.

올해 하반기 제2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오픈을 앞둔 노상민 통합센터장을 지난 20일 만났다. 그는 ‘7가지 원칙’을 설명하며 “2009년 5월 네이버에서 NBP(현 네이버클라우드)가 분리될 때 임원들 사이에서 필요성을 느껴 만들어진 것”이라며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으로 핵심 과제로 삼아 여태껏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외부에 처음 소개된 7가지 원칙은 ①죽으면 안 되고 ②안전해야 하고 ③데이터를 잃어버려서는 안 되고 ④빨라야 하고 ⑤유연해야 하고 ⑥미리 준비해야 하고 ⑦비용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것. 2013년 포털 업계 최초로 춘천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연 네이버는 이런 원칙에 따라 자체, 임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죽으면 안 된다’ ‘안전해야 한다’ 등의 원칙 이면에는 다양한 노력이 있다. 데이터센터 인적 자원 관리도 그 중 하나다. 노 센터장은 “데이터센터 운영 업무는 연속성이 떨어지면 퀄리티를 높일 수 없다”며 “춘천에 있는 근무자, 저희가 위탁 운영하는 직원들도 근속 연수가 매우 길게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춘천 시내에서 가장 높은 급여를 주되, 그에 맞는 퀄리티를 받도록 하자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잡았었다”며 “단순히 머릿수를 맞춘다고 되는 게 아니라 숙련된 기술자가 없으면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각 춘천’에는 100여 명의 직원이 일한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이사 / 네이버




경험도 한몫했다.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4)을 겪은 네이버는 각 세종에 각 춘천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의 내진 설계를 적용했고, 카카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지만,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에는 서비스 복구 문제를 재점검했다. 그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라고 본다”며 “저희도 초동 대처나 상황 전파가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한번 인지했고, 서비스 복구에 대해 전체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노 센터장은 데이터 소실 문제와 관련해선 “각종 데이터는 역사적 산물이자 개인의 기록으로 후대에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고, 데이터가 유실되지 않아야 네이버도 더 많은 서비스를 확장,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용 효율화에 대해서는 “회사 입장에서 비용이 효율화돼야 다른 데 투자함으로써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비용이 효율화되지 않으면 무상 서비스도 점점 없어져 국민들의 불편도 늘어난다”고 전했다.

‘미리 준비한다’는 원칙을 잘 보여주는 건 네이버가 춘천 데이터센터 이후 10년 만에 새로 여는 각 세종이다. 각 세종은 올 하반기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오픈되는데, 전체가 오픈되면 60만대 가량의 서버가 운용될 전망이다. 공급되는 전기 용량만 해도 각 춘천의 6.7배, 토지 면적은 2단계 기준 5배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대 수준의 규모다. 인공지능(AI) 등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랙당 전력 밀도도 높였다.

노 센터장은 “각 세종은 네이버가 앞으로 10년 이상(의 수요)을 내다보고 지은 것”이라며 “단계적으로 오픈하는데, 춘천 데이터센터가 6개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는 “1784에 적용된 기술들을 각 세종에 도입, 다양한 로봇 기술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봇이 서버 등의 장비를 운반하고, 자율주행차로 데이터센터 건물 간을 이동하는 등 로봇과 공존하는 데이터센터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