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울고 손보사 웃고…상반기 엇갈린 실적, 왜?

by김정현 기자
2022.07.31 15:41:37

보험사 상반기 실적 발표 개시
고금리 여파에 생보사 부진 늪
손보사는 손해율 개선에 ‘웃음보'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생명보험사는 울고 손해보험사는 웃었다. 상반기 보험사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생보사들은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손보사들은 보험금을 물어 주는 비율이 하락하면서 순익 증가가 예상된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한화생명을 시작으로 상장 생보사들의 상반기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모두 부진한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다음달 11일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 손보사들의 성적은 양호할 것으로 점쳐진다.

생보사 실적 부진은 시중금리 급등과 이에 따른 자산시장 하락 여파 때문이다.

먼저 금리가 상승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채권이 평가 손실을 입으면서 손실이 커졌다. 자산시장 하락의 경우 변액보험의 보증 손실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보험사들은 변액 보험을 판매할 때의 예상 수익률보다 실제 투자 수익률이 하락할 경우 그 격차만큼 보증 준비금을 쌓아야 하는데, 이 부분이 손실로 인식되면서다.

지난 29일 한화생명은 상반기(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이 10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4% 급감했다고 밝히면서 그 요인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매각 이익 감소를 꼽았다. 한화생명은 ‘시그니처 암보험’ 등이 매월 10억원 이상 신규 계약되는 등 양호한 영업 환경 속에서도 금리 상승 여파에 당기순익이 줄어들었다.

다음달 12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생명도 비슷한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NH투자증권은 “삼성생명의 2분기 예상 지배순이익은 2084억원으로 대규모 즉시연금 충당 부채 적립이 있었던 지난해 2분기(766억원)보다는 증가하겠지만 시장 컨센서스는 크게 하회할 것”이라며 “변액 보증 준비금 적립 부담이 1500억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상장사는 아니지만 3대 생보사 중 하나인 교보생명 역시 상반기 당기순익이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교보생명의 1분기 당기순익은 2797억원으로 1년 전보다 44% 감소했다. 2분기에도 변액 보험 보증 준비금 적립 부담 등으로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푸르덴셜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1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하락했다. 신한라이프도 27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1.5% 줄었다.

반면 손보사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다. 손해율이란 보험료 수입 대비 손해액 비율을 뜻한다. 보험사가 보험료 100만원을 받았는데 자동차 사고가 발생해 물어 준 보험금이 80만원이었다면 손해율은 80%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은 손해율 80% 정도인데, 최근에는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4~5월 손해율이 70%를 유지했고 지난달에도 장마가 있긴 했지만 강우량이 많지 않은 마른장마가 지속되며 손해율이 양호했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삼성화재의 2분기 순익이 3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BNK투자증권은 현대해상의 당기순익이 1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1% 확대됐을 것으로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