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6.07.17 11:19:44
파나소닉 출장 자숙 방안 천명..원전수주도 불투명
2015년 기준 터키 진출 기업 138개에 달해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터키의 정전 불안으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쳤던 일본기업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부 회사는 해외 전략 수정까지 검토하고 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전날 터키 출장을 조심(자숙)하는 방안을 모든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파나소닉은 터키에 이슬람국가(IS)의 테러가 빈번했던 연초만 해도 ‘현지 정보를 충분히 확인한다’며 출장을 강행했다. 그러나 쿠데타 실패와 정전 불안으로 대응 태세를 높인 것이다.
일본 최대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도요타는 터키 북서부 사카리야에 소형차 ‘코롤라’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두고 있다.
도요타는 쿠데타 직후 생산 라인 일부를 정지했고 종업원의 안전 여부를 확인했다. 도요타는 터키에 일본인 사원과 현지 직원 등 4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도요타는 쿠데타가 미완으로 그친 만큼, 생산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일단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해운업체도 비상이다. 도요타가 터키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유럽으로 실어 나르는 업체는 일본의 가와사키기선이다. 가와사키기선은 “항만이 정치적으로 취약하다보니 항고 봉쇄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우려했다.
일본 금융업체들은 터키에서 리라화나 채권에 투자하거나 터키 기업에 대출을 제공한 경우 역시 많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일본 금융기관이 터키에 빌려준 금액은 세계 7위에 이른다.
최근 들어 에너지업체들의 진출도 잦았다. 일본 내 원자력발전소 설치가 힘들어진 기업들이 터키에 적극적으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의 경우, 터키 원전 건설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신흥시장 진출을 천명했지만 이번 일로 프로젝트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미쓰비시 측은 “일단 조용히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터키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총 138개에 달한다. 특히 2011년 이후 1.5배 증가한 상태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은 “혼란스러운 정세를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안전확보를 비롯해 정보 수집·분석에 모든 힘을 다하길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