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구하고, 매장 빼고`..두산·신세계의 행복한 고민

by민재용 기자
2015.11.16 09:35:49

면세점 따낸 두산, 두산타워 대체할 사무공간 확보 고민
신세계百, 입점업체 대거 철수시켜야 면세점 오픈
두산, 연강빌딩 이전 해법..신세계는 콤팩트형 백화점 지향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서울 시내 면세사업자로 선정된 두산(000150)과 신세계(004170)가 새 사무실 확보와 백화점 매장 개편이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내년 4~5월 면세점을 오픈하기 위해서 두산은 두산타워에 입주해 있는 계열사 직원들을 내보내야 하고, 신세계백화점은 입점해 있는 매장들을 대거 철수시켜야 한다.

▲연강빌딩
1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새 면세점이 들어설 두산타워 7~15층에 입주한 두산 계열사 직원들이 근무할 새 사무실을 찾고 있다. 두산타워에는 현재 (주)두산과 인프라코어, 네오플럭스 임직원들이 입주해있다.

두산은 새 사무실로 종로구 연지동에 위치한 연강빌딩을 검토하고 있다. 두산이 소유하고 있는 이 건물에는 현재 두산동아와 KFC 등이 입주해 있지만 두 회사 모두 두산과 별개의 회사라 협의를 통해 사무실 이전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게 두산 측 설명이다.

연강빌딩을 활용해도 사무 공간이 부족할 경우 두산은 두산타워 인근에 직원들을 분산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동대문 인근 부동산 업자 관계자는 “두산이 지난달부터 사무실로 활용할 건물을 물색해 왔다”며 “그러나 두산이 찾는 대형 사무 공간이 인근에 많지 않아 여러 공간을 나눠서 임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세계 백화점 본점(명품관과 신관)과 SC은행 본점
신세계도 서울 시내 면세 사업권 획득으로 본점 신관의 매장 7~13층을 내년 4월까지는 비워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신세계가 직접 운영하는 12층 고객 서비스센터는 매장을 비우는데 별 문제가 없지만, 골프, 스포츠 아웃도어, 전문 식당가 등이 들어선 다른 층의 매장은 입점 업체들과 계약 문제가 있어 매장을 손쉽게 비우기 어렵다.

신세계백화점은 신관 절반 이상의 공간에 면세점이 들어서는 만큼 신관의 콘셉트를 기존 종합백화점에서 면세점과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콤팩트형 백화점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면세점이 들어서지 않는 7층 이하 매장의 대대적인 개편도 고려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7층 이상의 입점 업체들과 계약 기간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매장을 비울 계획”이라며 “신관 인근 명품관과 SC은행 본점 등의 공간을 활용해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전체 백화점 매장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면세점 판매 공간이 절반을 차지하는 새로운 백화점의 출현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소공점도 면세점으로 유명하지만 면세점의 판매공간은 2개층에 불과하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에 물건을 사러 오는 손님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세계백화점은 면세점을 통해 새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백화점 업계가 신세계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