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종양 진단과 치료를 한번에..'나노 수류탄' 개발
by이승현 기자
2014.04.06 19:00:12
현택환 IBS단장·나건 가톨릭대 교수 공동연구팀 개발
"종양 조기진단 및 이질성 종양 효과적 치료 가능"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종양의 진단과 함께 치료까지 동시 수행할 수 있는 이른바 ‘나노 수류탄’의 개발에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현택환 나노입자연구단 단장(서울대 교수)과 나건 가톨릭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산화철나노입자와 광역학 치료제가 담긴 나노 수류탄이 종양조직에 도
달했을 때만 선택적으로 터지도록 한 복합나노구조물을 제조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종양조직이 정상조직보다 산성도(pH)가 낮다는 점에 착안해 이 물질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나노입자를 이용한 종양 치료방법은 종양조직이 종양세포 이질성에 따른 약물내성을 갖고 있어 표적화가 어려운 등 효과적 치료에 제한을 받아왔다. 종양세포 이질성은 종양세포가 유전적·환경적 요인으로 특성이 다른 다양한 복제세포를 생성해 약물에 대한 민감도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나노 수류탄이 암 조직에 도달하면 형광 빛과 함께 자기공명영상(MRI) 시그널을 강하게 표출해 3 mm 이하의 초기 종양조직을 MRI와 형광영상을 통해 진단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특히 나노 수류탄이 터지면서 함께 나오는 ‘광감작제’(빛과 산소를 접하면 특정작용을 하는 물질)에 레이저를 쏘는 광역학 치료를 수행하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이질성 종양도 제거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광역학 치료는 광감작제가 빛과 산소에 의한 화학적 반응을 통해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종양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현 단장은 “이번 연구성과는 나노소재를 이용해 종양을 조기에 진단할 뿐 아니라 기존 방법으로는 어려웠던 이질성 종양의 치료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의 지난 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 정상 조직과 종양 세포 내 산도에서의 나노수류탄 모식도 및 전자현미경 사진. IBS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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