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에 백화점 노하우 전수한 롯데百
by장영은 기자
2013.06.25 10:38:06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서울시 중구 신당1동에 사는 주부 김미선(46세)씨는 25일 아침 아파트 현관문 앞에 놓여 있는 이색적인 전단지를 발견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온 것이 아니라 인근 약수시장에서 보낸 것이었다. 시장에서 보낸 전단지 자체도 생소했지만 골목골목 찾기 힘든 점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그린 시장 지도와 할인쿠폰 등이 담겨 있어 눈길이 갔다.
이 전단지는 롯데백화점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지난 4월 롯데백화점이 약수시장을 비롯한 전통시장 7곳과 맺은 ‘상생발전 협약’의 일환이다.
전단에 있는 쿠폰에는 고객 정보를 모으기 위한 비밀 장치도 숨겨져 있다. 신당1동은 보라색, 신당 3동은 초록색 등 전단이 배포되는 동에 따라 쿠폰에 매겨진 번호 색깔을 다르게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상인들은 어느 동의 주민이 주로 약수시장을 이용하는지, 어떤 가게를 많이 이용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총 2만5000부를 제작해 배포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전통시장 이용고객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취약점인 마케팅 활동을 보완하기 위해 이 같은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수집한 고객 데이터는 약수시장 주 이용고객을 파악하고 상품과 서비스를 강화 및 홍보효과를 높이는 기본 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시장 상인들에게 서비스 개선을 위한 ‘점포 관리 안내서’도 배포했다. 백화점 매니저들이 직접 시장을 돌며 느낀 개선해야 할 점과 불편한 사항들을 담아 알아보기 쉽게 만화로 꾸몄다. 오는 7월에는 약수시장 중앙건물에 현대 미술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그림과 간판을 교체하는 ‘아트(ART) 벽화 프로젝트’를 지원할 예정이다.
정승인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고객들이 편하고 재미있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백화점 등 근대유통시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전단, 카트 등을 전통시장에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백화점의 핵심재능을 이용해 전통시장이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