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교수·연구자들도 “비상계엄 명백 위헌…탄핵해야”

by최정훈 기자
2024.12.07 09:54:32

“탄핵소추로 尹, 정상 벗어난 또 다른 돌발행동 위험 차단해야”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헌법연구와 강의를 통해 입헌민주주의 발전에 노력해온 국내 헌법과 행정법 연구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위법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촉구”하는 시국 성명서를 7일 발표했다.

6일 오후 대전 서구 은하수 네거리에서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 등 시민사회단체가 시민들과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성명에 참여한 전국 로스쿨과 법학과의 헌법·행정법 연구자들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심야에 기습적으로 선포한 비상계엄은 헌법과 법률이 전한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못한 명백하게 위헌·위법”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을 벗어난 돌발행동으로 또 다시 헌정 중단의 위기가 초래될 수 있으므로 탄핵소추를 통해 대통령의 권한을 정지시켜 또 다른 돌발행위의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국회에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강력히 촉구했다.

연구자들은 “(이번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헌법과 계엄법이 요구하는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된 사실,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상황, 병력을 동원하여 대응해야 할 만한 군사상의 필요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해야 할 명백한 사유가 없었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뜬금없는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로 △ 국민들의 불안 가중 △ 경제전반에 미친 악영향 △ 대외적인 국가 이미지 실추 등을 자초하여 외교관계에 회복하기 힘든 위기를 자초하였다”면서 “국가보위의 책임을 지닌 대통령이 스스로의 안위 때문에 우방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군을 동원함으로써 북한이 오판할 수 있는 빌미를 주고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위험천만한 불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어 “(금번 윤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는) 오히려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킬 목적으로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무장병력을 국회에 난입시켰다. 또 국회활동을 방해하려는 포고령을 발포하고 실행에 옮겼다”면서 “역시 계엄 대상이 아닌 중앙선관위를 점거하여 선거관련 정보에 접근하려 시도하는 한편 심지어는 국회의장과 여야대표를 포함한 핵심 정치인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구금하려한 정황마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들은 “이는 모두 헌법과 법률이 허용하지 않는 위헌·위법의 불법행위이며, 나아가서 국헌문란과 폭동을 구성하여 내란죄의 혐의마저 야기하는 폭거”라고 규정하면서 “명백하게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으로 중대한 헌정위기를 초래한 대통령은 주권자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것으로 한시도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다행히 국민과 국회의 현명한 대응으로 6시간 만에 비상계엄해제를 이끌어 내 급한 불은 껐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을 벗어난 돌발행동으로 또 다시 헌정중단의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엄중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 상황의 해결에는 여야와 진영이 있을 수 없으며 모두가 힘을 합쳐 이 위기를 입헌민주주의를 공고히 하는 소중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심각한 헌정위기를 초래한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하지 않는다면 남아 있는 유일한 합헌적인 수단은 탄핵소추뿐”이라며 “일단 탄핵소추를 통해 대통령의 권한을 정지시켜 또 다른 돌발행위의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재차 시급한 탄핵 절차 진행을 촉구했다.

또 “탄핵소추가 곧 탄핵은 아닌 만큼 대통령의 권한정지 기간에 순리적으로 모두가 공감하는 방향으로 여야와 진영을 넘어 거국적으로 헌정회복을 위해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정치를 회복하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87년 이후 지금까지 지켜온 우리의 헌정을 수호하고자 하는 대열에 정치권을 포함해 국민 모두가 함께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헌법연구와 강의를 통해 입헌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기를 염원해 온 우리 헌법·행정법 연구자들의 뜻을 모아 절박하게 호소한다”며 “중대한 헌정위기를 초래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소추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 시국성명은 전·현직 법학전문대학원과 법과대학 교수를 포함해 헌법·행정법 등 공법을 연구하는 연구자 131명이 참여했다. 참여연구자들은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당론으로 탄핵소추를 거부한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사안의 심각성을 SNS등을 통해 삼삼오오 공유한 다음 소속대학과 관여하는 연구모임 등을 통해 사발통문을 돌려 반나절만에 급히 성명서를 준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