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文, 국민 아닌 지지자들의 대통령 된지 오래돼"
by송주오 기자
2021.01.12 08:58:36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팬덤 정치의 교훈' 글 올려 문 대통령 비판
"극성 팬덤 지지 기반 정치인 자질과 함량 의심"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민의 대통령이 아닌 지지자들의 대통령이 되어버린지 오래됐다”고 비판했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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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팬덤 정치의 교훈’이란 글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해당 글에서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는 사람들은 오직 그것만 시청하면서 환호하고, 이러한 극성 팬덤의 지지를 기반으로 자라난 정치인들은 자질과 함량을 의심하게 만드는 행동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빗대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퇴임이 열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정헌법 25조 발동과 탄핵 추진이 거론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극성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 의사당까지 들어가 난동을 부리는 과정에 폭도와 경찰 여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런 폭동을 선동한 내란 혐의까지 받고 있어, 퇴임 후 평온한 생활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집권 그리고 퇴임 과정은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에 유행처럼 번진 팬 클럽 정치, 진영 논리에 입각한 선동 정치, 우민 정치, 광인 정치의 극명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 역시 그렇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들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주로 활동한다”며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서도 자기들에게 유리하면 박수치고, 불리하면 법관을 탄핵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신들의 부정비리를 덮으려고 검찰을 겁박한 행위를 ‘권력기관 개혁’이란 엉뚱한 이름으로 포장한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어 “3권분립이 파괴되고 민주와 법치는 후퇴했다”고 덧붙였다.
하버드대 정치학과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교수는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를 인용해 “‘기성 정당이 두려움과 기회주의 혹은 판단 착오로 인해 극단주의자와 손잡을 때 만주주의는 무너진다’고 경고한 바 있다”며 “정치는 건전한 합리적 중도를 바라보고 나아가야 궁극적으로 성공할 수 있고, 국민 모두를 위한 정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극단의 정치는 세상이 변해가는 과정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믿고 싶다. 자유민주주의의 선진국 미국이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하고 민주주의의 정상을 회복할 것이라 믿는다”며 “우리도 그러한 정상의 길을 되찾을 수 있도록 ‘국민의힘’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의 이성적인 판단과 선택의 힘을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