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홍콩 대신 하이난 키운다…관세면제·무비자 韓기업에 기회

by신정은 기자
2020.07.05 17:05:44

코트라 "하이난, 경제특구로 발전할 것"
크루즈 관광산업 등 고부가가치 창출 기대
기업·개인소득세, 홍콩·싱가포르보다 낮아

하이난 바다에 떠있는 선박들. 사진=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정부가 제2의 홍콩으로 ‘하이난성(海南省)’을 밀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은 올해 코로나19 충격을 받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부양책을 꺼내 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총체 방안’ 프로젝트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국몽(中國夢·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일환으로 하이난을 선전 등 경제특구보다 개방도가 높은 특별지역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5일 코트라(KOTRA) 중국 광저우무역관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프로젝트 추진’ 보고서에서 “하이난성의 지리적 이점 및 중국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을 고려한다면 향후 하이난성은 선전시 등 기존 경제특구처럼 크게 발전할 것”이라며 “특히 하이난성이 중점적으로 육성하려고 하는 관광산업(의료관광업, 스포츠관광업 등)에서 많은 고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총체 방안은 △2025년까지 무역 및 투자 자유화 기반 구축 △2035년까지 자유무역항제도와 운영 모델을 발전시켜 국경 간 자금, 물류, 인력 이동 자유화를 보장 △2050년까지 세계적인 자유무역항으로 성장 등 총 3단계로 구성돼 있다.

중국은 하이난에서 무역자유화, 투자자유화, 국경 간 자금이동 자유화, 물류운송 자유화, 데이터 이동 자유화 등을 통해 외국 자금을 유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코트라 중국 본부는 이번 방안에 담긴 여러 시행계획 중 ‘세제혜택’이 가장 구체적이고 눈에 띄는 부분이라고 꼽았다.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2025년까지 수입화물에 대해 ‘제로(0) 관세’를 실시할 계획이다. 특정 품목만 제외하고 생산을 위해 수입이 필요한 설비시설, 교통수단, 원자재 등에 대해서는 수입시 부가했던 관세와 증치세(부가가치세), 소비세 등이 모두 면제된다.

또한 하이난성 차원의 육성 산업분야에 속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소득세 15%를 적용하고, 관광업, 서비스업과 첨단기술산업 등 중점 육성산업에 속하는 외국기업의 직접투자소득에 대해서는 2025년까지 기업소득세를 면제해준다. 또한 고급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개인소득세가 최대 15%만 적용된다.

기업소득세는 중국 본토(최고 25%), 홍콩(16.5%), 싱가포르(최고 17%)보다 낮고, 개인소득세도 중국 본토(최고 45%), 홍콩(17%), 싱가포르(22%)보다 낮다.

이밖에 정부 조달 사업에 있어서 내자기업과 외자기업을 동일하게 대우하며 법적기관, 비영리기관, 국유기업의 대표직에는 외국인도 허용되는 등 서비스·투자 분야의 기존 장벽을 낮출 전망이다. 또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크루즈로 입국 시 15일간 무비자로 입경이 가능하도록 해 크루즈 관광산업을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이 통과되고 미국이 홍콩의 특수지위를 박탈하면서 이번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홍콩의 기능을 대체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떠오르고 있다. 홍콩 리스크가 증가하는 가운데 시진핑 주석이 직접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김학빈 코트라 연구원은 “하이난성 중점 육성산업과 관련된 국내 기업은 하이난성 진출을 통해 또 하나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크루즈 관광산업, 항공산업, 면세산업 및 통신산업 등은 향후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건설 시 수혜를 입을 업종으로 전망되므로 지속적으로 하이난성의 구체적인 발전 계획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코트라 중국 광저우 무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