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지혜 기자
2020.06.26 09:24:0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경기도 안산의 유치원에서 이른바 ‘햄버거병’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14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학부모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호소와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자신을 “안산 유치원 집단 햄버거병 발병 사태의 피해자 가족”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긴 글을 남겼다.
그는 “현재 유치원 단체 식중독 사고로 100여 명에 달하는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고통받고 있으며, 그중에 상태가 심각해 서울 소재 병원으로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은 말 그대로 피 말리는 지옥과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유치원은 이전에도 원비 사용 문제로 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돼 시정명령을 받았던 유치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초 역학조사 결과 단순 식중독이 아닌 장출혈성 대장균에 아이들이 노출됐고 일부 아이들은 어쩌면 영구적 손상이 불가피한 용혈성요독증후군 판정을 받은 상태”라며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보름이 지나도록 유치원에선 부모들에게 정확한 원인도 안내하지 못하고 그저 역학조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더욱 경악할 내용은 역학조사를 위해 일정 기간 보관해야 하는 음식 재료도 이미 폐기해 과태료 50만 원 처분받은 것이 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분노하는 이유에 대해 “역학조사를 위해 반드시 보관해야 하는 음식 재료들을 (유치원에서) 왜 서둘러 폐기처분 했는가”라며 “사고의 인과관계를 밝혀줄 핵심 자료가 없어졌다. 증거 인멸과 다를 게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또 “아이의 상태가 심각해 아이 엄마가 유치원에 즉시 이상증세 통보 및 유치원 등원 중지, 그리고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내용 통보를 요청했는데 왜 묵살하고 아이들 등원을 며칠씩이나 계속 받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바로 진상조사 및 등원 중지를 통보했다면 가족 간 전염(공동 화장실 사용으로 인한 분비물 전염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였다”며 “현재 환자 중에는 형이나 누나, 오빠나 동생으로부터 시작돼 가족 간에 전염돼 입원 중인 아이들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지겠다고 한 원장이 왜 지금까지 그저 죄송하다는 전화, 문자 발송 외에는 사고의 원인 및 후속 조치에 대해 그 어떤 구체적 연락도 없는가”라며 “원장이 관계 당국에 보고를 하면 뭐하는가? 아이들의 상태를 안산시청과 관계 당국이 직접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끝으로 그는 햄버거병으로 인해 신장 투석을 받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아이의 상태에 대해선 “혈뇨 및 혈변이 계속 나온다. 신장이 망가져 오줌 배출이 안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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