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시공사선정총회 시작…코로나 거리두기 ‘느슨’

by김미영 기자
2020.06.21 14:54:53

현대 vs 대림 vs GS 3파전…1.8조 시공권 누구 품에?
집합금지 명령 어겨…강남구청 “경찰 고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남3구역재개발조합 시공사 선정 총회(사진=김미영 기자)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재개발조합이 21일 오후 시공사선정을 위한 총회를 시작했다. 총회 개최지인 삼성동 코엑스가 소재한 강남구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조합은 결국 총회를 강행하면서, 총공사비 1조8000억원 규모인 시공권을 어느 건설사가 따낼지 관심이 쏠린다.

행사장엔 총회 시작 전부터 길게 줄이 늘어섰다. 조합원이 3850여명이어서 총회가 성립되려면 50% 이상이 참석해야 하는 만큼 2400여명 인파가 몰렸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참석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고 행사장 입장 전엔 발열체크 등을 받았다. 하지만 적잖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2m 거리두기’란 방역 수칙은 느슨하게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조합은 조합원 명부 확인 작업, 시공사 2차 합동설명회 등을 거쳐 시공사 선정을 위한 투표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제 관심은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 가운데 시공권을 누가 따낼지로 쏠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사업촉진비 5000억원과 상업시설 활성화를 위한 현대백화점 입점 제휴 등을 내걸고 있다. 대림산업은 트위스트(꽈배기 모양의 대안설계와 이주비 담보인정비율(LTV) 100% 및 1조6000억원 규모의 대여자금 지원 등으로 표심 사냥해왔다. GS건설은 시공사 선종 후 조합원 요구에 맞춘 동 간 거리, 주차대수 조정 등으로 표심을 잡아왔다.



한 조합원은 “애초엔 현대건설에 무게가 쏠린 듯 싶었지만 대림산업의 설계모형이 멋있다는 평가가 많이 늘었다”며 “GS건설엔 ‘샤이 자이’파가 있어 박빙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강남구청은 “총회를 강행한 조합에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에 따라 조합에 과태료 최대 300만원, 참석 조합원 개개인에도 최대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총회장을 둘러본 구청 관계자는 “해당 법령을 검토해 원칙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며 “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조합 측은 사업이 더이상 지체되는 걸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입찰공고를 내고 시공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지만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입찰 참여 시공사들의 위법 사항을 문제 삼으면서 1차 입찰이 무효화됐고 올해 들어서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총회가 한 차례 무산됐다. 조합 관계자들 사이에선 “법적으론 부과할 수 있지만 조합이 아닌 조합원 개개인에 과태료를 부과한 선례가 없지 않나”라는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