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브릴 시세 "한국 매력에 푹…DJ·사업가로 자주 올게요"
by박현택 기자
2019.10.30 09:07:06
 | 지브릴 시세 (사진=골 스튜디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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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현택 기자] ‘죽지 않는 사자’
전 프랑스 국가대표 축구선수이자 ‘이스탄불의 기적’ 일원이었던 지브릴 시세가 대한민국의 팬들 앞에 섰다. 패션 브랜드 ‘골 스튜디오’의 글로벌 앰배서더인 그는 24일,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내한했다.
26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골 스튜디오’ 플래그십 스토어 인터뷰 현장에 나타난 그는 “한국팬들의 환대에 감사드린다”며 “‘골 스튜디오’의 공식 행사와 여러가지 문화체험, 음식체험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인사했다. 부드러운 미소와 온화한 말투는 현역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이다. 그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를 떠나 평화롭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며 웃었다.
 | 지브릴 시세 (사진=골 스튜디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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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릴 시세는 A매치에 41회 출전하고, 명문클럽 리버풀 소속으로 2004/05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전설’이다. 강인한 인상, 염색한 머리와 수염으로 경기장을 누비며 포효하는 그는 ‘사자’를 연상시켰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축구 역사상 가장 끔찍한 부상’에 울었다. 2006 독일 월드컵 개막을 불과 이틀 남겨두고 중국과 평가전에서 후반 11분 정즈에게 심각한 태클을 당해 오른쪽 다리뼈가 완전히 부러지는 불운을 겪었다. 이후 선수로서 내리막길을 걸었고 국가대표에서 밀려났다. 그는 13개의 팀을 옮겨다니는 ‘저니맨’이 되고도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으며 끝없는 도전으로 ‘죽지않는 사자’라는 수식어의 주인공이 됐다.
지브릴 시세는 “축구에 대한 아쉬움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나는 아직 38살의 젊은 나이”라며 “이제는 DJ, 패션 사업가 등 제 2의 인생을 시작했고 현재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축구 실력외에도 남다른 패션감각과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로 사랑받았던 그는 패션 브랜드 ‘르누아르’의 대표이자 ‘DJ체바’라는 이름으로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지브릴 시세는 ‘인상적인 한국 축구 선수’로 박지성과 손흥민을 꼽았다. 그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퀸즈파크에인저스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박지성을 두고 ‘전설’이라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토트넘홋스퍼에서 활약중인 손흥민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관심있게 지켜보던 선수였는데, 지금은 ‘톱클래스’ 반열에 올랐다”며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매우 훌륭한 선수”라고 평했다.
박지성과 손흥민을 높게 평가한 ‘아버지’와 달리 지브릴 시세의 딸은 그룹 방탄소년단의 열성팬으로 알려졌다. 지브릴 시세는 “한국에 와서 방탄소년단 굿즈를 많이 구입했다”며 “딸은 방탄소년단 지민의 팬으로, 그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며 웃었다.
17년만에 한국땅을 밟은 지브릴 시세는 앞으로 더 많은 내한 일정을 가질것이라 약속했다. 그는 “사실 한국과 서울에 대해 이전에는 ‘잘 안다’라고 말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내한 일정을 통해 거리의 풍경과 사람들을 관찰하고 여러가지 체험을 해보며 한국의 매력을 느꼈다”며 “‘골 스튜디오’의 앰버서더로 조금이라도 더 브랜드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향후에는 더 다양한 사업과 협업으로 한국을 자주 찾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