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당첨금 2조원 로또, 한 지역 상점서 1등 `싹쓸이`

by신정은 기자
2015.12.23 09:32:35

세계 최대 규모 복권 `엘 고르도` 올해 당첨 번호 79140

엘 고르고 복권 1등 당첨자 그룹이 22일(현지시간) 삼페인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스페인 복권 추첨이 22일(현지시간) 진행된 가운데 1등 당첨자가 한 지역 상점에서만 무려 1600명이나 쏟아지면서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스페인에서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열리는 일명 ‘엘 고르도(El Gordo·스페인어로 `뚱보`)’ 로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당첨금을 자랑한다. 올해 당첨금은 22억유로(약 2조8200억원) 규모로 이날 저녁 10시 추첨 결과가 발표됐다.

올해 행운의 당첨 번호는 ‘79140’. 모두 1600명이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신기하게도 1등 당첨 복권은 모두 스페인의 남부 해안 도시 로케스타스 드 마르의 한 상점에서 팔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 도시는 한순간에 6억4000만유로(약 8207억원)의 상금을 획득하게 됐다.

이같은 당첨 확률은 매우 낮지만, 당국은 복권 번호가 자동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1812년부터 시작된 엘 고르도의 전체 당첨금은 세계 최대 수준이다. 그러나 수 천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당첨돼 1인당 상금은 40만유로(약 5억원) 남짓이다. 2등 당첨자는 약 1억7250만유로의 상금을 나눠가진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행운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스페인에서는 연례 축제 행사로 여겨진다. 스페인 전체 인구의 4분의 3 이상이 이 복권을 매년 한 장 이상 구입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엘 고르도 복권 한 장의 가격은 20유로, 10장 한 세트는 200유로(약 25만원)로 번호를 여러 사람과 공유할 수도 있다. 올해 판매 총액은 25억유로에 달해 상금을 제하고도 3억유로가 남게 됐다. 남은 이익금은 국고로 들어간다.

스페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제를 겪었고, 현재 청년실업률은 50%에 육박하다. 거기다 최근 총선에서는 과반 의석의 정당이 나오지 않았다. 이렇듯 스페인의 경제적 정치적 혼란 속에서 올해 복권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