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전 어린이 84%가 질환… 댁의 아이는?

by조선일보 기자
2009.02.11 11:45:00

B형간염 접종 미비·축농증·비만 많아
빈혈·알레르기 체크하고 시력 검사를

[조선일보 제공] 초등학교 입학이 다가오면서 부모들은 아이의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체력이 달려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할까봐 걱정이다. 생후 2~3년까지는 예방접종 등을 위해 병원에 자주 가지만, 그 후에는 특별히 아프지 않는 한 병원에 잘 가지 않아 아이의 건강에 무슨 문제가 있는 지도 잘 모른다. 어린이들은 별로 아프지 않고 건강할 것 같지만, 예상 외로 이런저런 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다.

세브란스병원 어린이 건강검진클리닉이 작년 한 해 취학 전 아동 162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어린이의 84%(137명·질환 중복 포함)가 1개 이상의 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 취학 전 어린이는 시력과 청력 검사 등과 아울러 예방접종을 제대로 받았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어린이들에게 자주 발견된 건강의 문제점은 B형 간염 접종 미비(32%)가 가장 많았고 ▲부비동염(12.4%) ▲비만(9.5%) ▲성장통·척추측만증(7.3%) ▲폐·심전도 이상(6.5%) ▲피부질환(4.4%) ▲시력 이상(4.4%) ▲지방간 등 복부초음파 이상(2.9%) ▲철 결핍성 빈혈(2.2%) 순이었다. 그밖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고혈압·당뇨병, 보행장애, 변비, 저신장증, 수면장애, 코피 등도 발견됐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고홍 교수는 "취학 전 어린이도 어른들에게 많은 질환이 나타나는 빈도가 늘고 있다. 어린이의 영양이나 심리상태뿐 아니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질환은 없는지 취학 전에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입학 전 어린이를 둔 부모들이 꼭 챙겨야 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질환이다. 여자 어린이들에게 많다. 편식 습관이 많은 어린이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럽고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심하면 철분제를 복용시킬 수도 있으나,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부모의 노력이 꼭 필요하다.

취학 전 아동에게 가장 흔한 B형 간염 접종 미비. 출생 후 3차에 걸쳐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부모들은 알고 있지만 예방접종을 해도 B형 간염 항체가 생기지 않는 경우가 5%에 이른다. 이런 어린이들은 다시 1회 접종을 실시하고 약 4주 후에 항체를 검사한다. 이 검사에서 항체가 생성된 것으로 확인되면 추가 접종을 하지 않는다.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와 소아마비(폴리오)는 유아기에 예방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항체 지수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만 4~6세에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만일 이때 추가 접종을 하지 않았으면 초등학교 입학 전에 접종을 해야 한다. 홍역·볼거리·풍진(MMR), 일본뇌염 예방접종도 마찬가지다. 결핵 예방접종(BCG)은 신생아 때 꼭 받아야 한다. 간혹 BCG 상처가 없다고 입학 전에 다시 받아야 하느냐고 병원에 문의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과거 접종 기록만 있으면 추가 접종이 필요 없다.

코를 자주 후비고 만지작거리거나 이유 없이 킁킁거리는 아이는 부비동염(축농증)이나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계속 코를 훌쩍이면 수업에 집중할 수 없어 학업 성취도도 떨어진다. 부비동염은 코 촬영을 하면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약물과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1개월가량 치료한 뒤 수술 여부를 판단한다.

아토피, 비염, 천식 등 환경성 질환도 조심해야 한다. 책을 만들 때 쓰이는 화학물질에 반응하는 '새책증후군'이나 학교 건물에서 노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로 인한 '새학교증후군' 등을 보이는 어린이가 의외로 많다. 고등어, 복숭아 등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담임 선생님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시력은 6~9세 사이에 완성된다. 이 시기엔 근시, 원시, 난시 등 굴절 이상이나 사시, 눈꺼풀 이상 등으로 정상 시력 발달이 안 될 수 있으므로 취학 전에 시력 검사는 꼭 필요하다. 안경을 써야 한다면 최소 입학 1개월 전에 안경을 착용해 익숙해진 후 학교에 가는 것이 좋다. 안경을 쓴 뒤에는 6개월에 한 번씩 안과를 찾아 눈 검사를 받아야 한다. 책은 밝은 곳에서 30㎝ 이상 떨어져서 읽고, 컴퓨터 모니터는 40㎝ 이상, TV는 3m 이상 떨어져서 보도록 가르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