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기획) 김치찌개 가격 저항선은 5000원?

by객원 기자
2008.06.12 15:00:00

[이데일리 EFN 송우영 객원기자] 김치찌개는 점심메뉴를 대표한다. 1인분에 보통 5000원 전후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이 올라 업소 사장들은 울상이다. 두부 한 판에 1만원 하던 것을 지금 1만4000원에 들여온다.

밀가루 가격도 올라 칼국수나 라면이나 빵 가격이 오르고 있다. 채소값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들어가던 식재료를 빼버릴 수도 없다. 500원~1000원 정도 가격인상을 했지만 찾는 고객들은 섭섭하다.

아직 직장인들은 점심값으로 5000원 이상을 지불하면 ‘비싸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다행히 점심 메뉴로 찌개메뉴의 회전율은 빠르다. 다른 찌개나 백반 메뉴에 비해 반찬 역시 많이 필요 없다. 과감하게 반찬을 줄이고 김치찌개의 질을 높이는 것이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다.



9000원의 가격에도 김치찌개에 만족도는 꽤 높다. 한정식처럼 반찬만 10가지인 것도 만족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메인 메뉴인 김치찌개에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메뉴명에서 드러나듯이 돌솥에 끓여내기 때문에 여느 냄비와의 차별화가 가능하다. 양은냄비나 뚝배기 등 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쉽게 식지 않고 황토벽으로 한옥집을 재현한 인테리어와도 잘 어울린다.
 
밥도 유기그릇에 내고 있어 저렴한 백반집의 김치찌개와 차별화했다.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퇴촌 본점에서 김장철에는 11월 초부터 12월말까지 8번에 나누어 김치를 담근다. 장독으로 옮겨 담아 굴로 된 김치보관소에서 숙성한다.
 
강원도의 고랭지 배추를 밭떼기로 계약해 매년 배추가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한다. 그 외에도 동치미 등등 여러 가지 김치를 담그는데 김장철에 담그는 배추김치만 3000~4000포기다. 달마다 반찬으로 나오는 김치도 다르다.
 
1주일에 3번 퇴촌본점으로부터 받고 있고 ‘김치가 곧 그 업소의 음식맛’이라고 생각한다는 이경애 대표는 매일아침 3군데 모든 매장의 김치의 색깔과 맛을 직접 확인한다. 찌개용 김치는 반찬용 김치는 다른데 찌개용에는 젓갈을 적게 넣는다. 
 
특이하게도 곱창을 넣고 끓인다. 곱창은 구이로 먹을 때도 마찬가지지만 찌개에 넣고 끓여야하기 때문에 얼마나 잘 씻느냐가 관건이다. 곱이 빠져나오지 않게 씻어야함은 물론이고 너무 오래 삶거나 끓여도 곱이 빠져나오기 때문에 삶는 시간과 온도 조절이 중요하다. 육수로는 곱창을 삶아낸 국물을 사용한다.
 
곱창이 들어가는 것에 낯설어 하지만 먹어보고 나면 대부분 단골이 된다고. 다른 곳에서 접할 수 없는 곱창과 냉이가 들어가는 김치찌개는 여느 업소와의 차별화를 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강남파이낸스센터(GFC) 지하에 위치한 '로즈힐'에는 비즈니스를 위한 외국 고객이 많다. 1년 동안 숙성한 김치를 등갈비와 먼저 한번 쪄낸 후에 주방에서 멸치국물을 넣고 한번 끓인다. 그 과정을 거친 후에 테이블에서 추가적으로 끓여 먹는다. 
 
덕분에 김치가 끓여지면서 나는 강한 냄새는 거의 없다. 김치찌개에 냄새가 별로 없다는 점은 외국손님이나 비즈니스 고객이 많은 이곳에서는 큰 경쟁력이다. 삼겹살을 구워먹는 만큼이나 강한 냄새가 옷에 배는 음식이 바로 김치찌개이기 때문이다.

멸치로 담백하게 끓여낸 김치전골의 국물은 김칫국에 가까울 정도로 맑은 편이다. 김치를 한번 찐 후 끓여서 낸 것이기 때문에 여느 김치찌개의 김치보다 부드럽다. 김치와 같이 쪄낸 무에도 김치 양념이 적당히 밴다.
 
푹 익은 무 역시 부드러워 나이가 좀 있는 연령층에게도 인기다. 외국고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표고버섯, 팽이버섯, 단호박, 쑥갓 등 채소를 많이 넣었다. 찜을 하면서 미리 한번 쪄낸 등갈비와 돼지고기 목살을 넣는다.

반찬은 많이 내지 않는다. 드레싱이 가벼운 샐러드와 동치미, 반찬으로는 찌개와는 별도로 반찬용으로 담근 김치, 브로콜리와 어린 갑오징어 데친 것을 찬으로 낸다. 전창희 상무는 “김치전골 메뉴에는 김치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지만 외국고객들이 원하는 경우가 있고 구색을 갖추기 위해 내고 있다”라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