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주택價 하락에 인기 시들해지는 정책 모기지
by이연호 기자
2022.10.05 09:32:55
최승재 의원실, 주금공 제출 '정책 모기지 공급 실적' 자료 공개
보금자리론·적격대출 공급 건수, 1년만에 1/3 수준 감소
보금자리론 30년 모기지 비중 감소…40년 모기지 비중은 증가세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금리 인상기에 들어서며 정책 모기지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 지속과 주택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첫 판매를 시작한 50년 초장기 모기지는 보금자리론의 경우 한 달 간 19건, 총 33억원으로 가구당 약 1억7200만원을, 적격대출의 경우 11건, 총 31억원으로 가구당 평균 2억7900만원을 공급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정책 모기지로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보금자리론은 집값 6억원 이하,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장기·고정금리 대출이다. 적격대출의 경우 집값 9억원 이하를 대상으로 하며, 연소득에 대한 별도 기준은 없는 상품이지만, 보금자리론과 달리 별도 우대금리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둘 다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많은 인기를 끌었던 정책 모기지 상품이다.
하지만 초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금리 인상이 계속 단행되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 역시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정책 모기지인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에 대한 인기는 차게 식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기준 9876건이던 보금자리론 공급 실적은 지난 8월 기준 3743건으로 1/3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적격대출도 지난해 7월 기준 1만6692건이었던 신규 공급 실적이 지난 8월 기준 6660건으로 줄어들었다. 건수가 줄어들면서 공급 금액 역시 크게 줄었는데, 지난해 7월 기준 1316억원을 공급했던 보금자리론은 지난 8월 기준 292억원만 공급하는데 그쳤다.
집값이 폭등하고, 부동산 시장의 경색에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신청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40년 이상 보금자리론의 공급 비중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7월 공급 건수 기준 2.3%에 불과하던 40년 만기 보금자리론의 공급 비중은 지난 8월 기준 18.6%까지 폭증했다. 같은 기간 30년 만기의 비중이 77.8%에서 63.5%로, 20년 이하의 비중이 20%에서 17.5%로 줄어든 만큼 40년 만기의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적격대출에서는 30년 만기의 비중이 증가하고, 40년 만기의 비중이 크게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내 집 마련의 수요는 있으나 부동산 폭등,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공급 건수가 크게 감소하는 가운데 6억원 이하 주택 대상인 보금자리론에서는 40년 이상 장기 모기지 비중이, 9억원 이하 주택 대상인 적격대출에 대해서는 30년 만기 비중이 증가해, 수요층별로 상품 공급량에 차이가 생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50년 초장기 모기지의 공급 실적을 향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최 의원 측은 지적했다.
최승재 의원은 “부동산 폭등으로 서민들이 구매할 수 있는 주택의 숫자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금리 인상, 부동산 가격 하락의 공포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 또한 멀어지고 있다”며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되면서 정책 모기지 금리가 4.55% 수준으로 소폭 인하됐는데,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정책 모기지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강구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