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주간..공모주 무덤되나

by정병묵 기자
2014.12.14 16:00:0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연말 코스닥 상장 예정 기업의 공모주 청약이 대거 몰리는 ‘슈퍼 데이’가 다가왔다. 그러나 흥행 부진을 우려해 공모 일정을 연기하는 기업이 나오면서 특정 업체로 자금이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할 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5~16일 이틀간 휴메딕스, 서전기전, 하이셈, 오킨스전자, 아이티센,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아스트 및 골든브릿지제2호, 케이비제5호, 교보3호, 하나머스트3호 스팩까지 총 11개사가 청약을 진행한다. 이날뿐만 아니라 19일까지 추가로 7개사를 포함, 이번주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회사는 총 18개사에 달한다.

정부의 상장 촉진에 더해 제일모직을 피해 일정을 잡다보니 이처럼 일정이 몰렸다. 제일모직 청약에 몰린 자금의 눈길을 받자는 심리도 작용했다.

그런 가운데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너무 몰리다 보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12월 15~19일 코스닥 청약 기업
SK제1호스팩은 당초 15, 16일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지난 12일 돌연 금융감독원에 공모 일정을 연기하면서 이전에 제출했던 증권신고서를 철회했다.

SK제1호스팩 측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최근 공모 시장 여건 등 투자자 보호 사항을 고려해 공모를 추후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후반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A사는 흥행이 부진하자 연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사가 속한 업황이 좋지 않은데다 경쟁자도 많아 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최근 상장한 회사들의 주가가 신통치 않은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시초가마저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들이 꽤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공모가 4만3500원에 상장한 씨에스윈드는 3만9150원에 거래를 시작하더니 이후 단 한 차례도 공모가를 넘지 못하고 오히려 주가는 뒷걸음질의 연속이었다. 에프엔씨, SKC코오롱PI, 알테오젠도 비슷한 처지다. 지난 5일 상장한 대창스틸만이 체면을 세워주고 있을 정도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IPO 붐을 기대하고 앞다퉈 공모주 청약에 나서지만 최근 시초가 흐름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며 “상장 당일은 차치하고 청약에서마저 흥행이 안 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IR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은 업체 입장에서 처음 치르는 이벤트이고 누구든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무대에 오르고 싶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업체가 청약 경쟁을 하게 되면서 수요예측이 잘 나온 회사쪽으로만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