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편집기획부 기자
2011.07.19 11:22:36
[이데일리 우원애 리포터] 부산 시내버스 안에서 50대 남성이 자신의 아내에게 자리를 양보해준 60대 노인을 폭행하고 난동을 피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4일 오후 9시께 부산의 한 시내버스 안에서는 60대 노인이 몸이 불편해 보이는 40대 여성이 버스에 타자 자신의 자리를 양보했다.
그러나 잠시 후 여성의 남편이 나타나 `왜 남의 아내에게 자리를 양보하느냐?`라며 삿대질과 함께 60대 노인의 목덜미를 쥐고 흔들었다. 게다가 이를 말리는 자신의 아내에게 고성과 욕설을 내뱉으며 발로 차고 얼굴을 때리는 등의 폭언과 폭력을 휘둘렀다.
보다 못한 남성 승객이 저지하고 나서야 가까스로 상황은 수습되었지만, 갑자기 버스 안에서 벌어진 일로 다른 승객들은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다.
남성을 저지했던 승객 최모(22) 군은 "남편분이 갑자기 욕설을 하며 할아버지를 폭행하는 바람에 버스 안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며 "할아버지에게 사과하는 아주머니에게도 발길질하며 심지어 버스 밖으로 밀어내려고 해 말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피해자 김모(60) 씨에게 `별일 아니네요`라고 말하며 가해자의 인적사항만 확인한 뒤 집으로 돌려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경찰은 사건발생시간이 25분 이상이 지나 현행범 체포가 불가했다며 해명했지만 성난 누리꾼들은 "이게 별거 아니라고요?" "남편도 황당하지만, 경찰이 더 황당하네요" "살인사건 정도 나야 별일 인가 보죠?"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경찰서는 청문감사관실을 통해 경위를 파악하는 등 뒤늦게 사건수습에 나서 주먹을 휘두른 이모(50) 씨를 폭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출동한 해당 경찰관에게 교양교육 명령이라는 경고조치를 내렸다.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은 "경찰에 또 한 번 실망했다" "역시 한국에서는 내 몸은 내 스스로 지켜야 한다" "세금이 아깝다" "이 남편, 사람도 아니네요" "능숙한 가정폭력범의 포스가 폴폴~" "어이가 없네요" "누가 무서워 자리 양보하겠습니까?"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