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근검절약` 마케팅 "TV·세탁기가 사라졌다"

by이지현 기자
2011.05.03 09:50:43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요즘 모델하우스 방문객에겐 선물로 화장지를 드려요. 옛날에는 경품으로 TV도 주고 세탁기도 줬는데, 마케팅 비용이 줄다보니 어쩔 수 없죠."(B건설 관계자)

건설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매년 5월이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석가탄신일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였던 건설사들이 올해는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지 않고 있다. 마케팅 비용을 아껴서 분양원가를 내리겠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 모델하우스를 찾은 사람들의 모습.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3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전국에서 8개 건설사가 분양을 진행한다. 여기에 미분양을 기록한 김포한강신도시의 잔여분 분양까지 더하면 총 6000여가구의 분양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중 징검다리 휴일 나들이객을 사로잡을 만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곳은 거의 없다.

김포한강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대우건설(047040)과 대전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GS건설(006360)만 어린이들에게 나눠줄 학용품을 마련했을 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양시장 침체 장기화로 분양 마케팅 비용이 호황기였던 2005년 대비 50~60% 정도 줄었다"며 "동시분양의 경우 과거엔 25억원이 투입됐지만 지금은 10억원정도만 사용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모델하우스 이벤트 경품으로 내걸렸던 황금열쇠와 가전제품은 사라지고 화장지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P건설사 관계자는 "불경기로 후했던 모델하우스 인심은 옛날 얘기가 됐다"라며 "부대비용 감축을 통한 분양가 인하 분위기는 다른 현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은 아쉬워하고 있지만 계약자들은 덤으로 주는 선물보다 분양가 할인을 더 반기고 있다. 

현재 청약을 준비 중인 회사원 민지영(35)씨는 "계약자 입장에선 돈을 적게 내는 게 가장 큰 혜택"이라며 "호화롭게 치장한 모델하우스도 거품을 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