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부동산 진단)①당분간 롤러코스터 장세

by양미영 기자
2010.08.16 11:03:08

美등 부양책 종료로 급격히 후퇴
이머징 강세도 인위적 동력때문..당분간 경기따라 요동칠 듯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한동안 회복 기미를 보였던 글로벌 부동산 가격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의 `반짝` 반등세가 꺾이며 재침체를 예고하고 있는 것.

반면 오히려 너무 데워져서 문제였던 중국 등 일부 이머징 시장 부동산의 경우 과열을 막기 위해 정부가 긴축에 나서는 양극화가 진행중이다. 그리고 이런 과열도 인위적인 부양책에 의한 것이었지 진정한 회복은 아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기와 함께 붕괴됐던 글로벌 부동산 시장은 한때 순탄한 회복 경로에 있는 듯 했다. 그러나 상당수 국가들의 경우 열기가 채 달아오르기 전에 식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 컨설팅사인 나이트프랭크에 따르면 글로벌 부동산 가격은 지난 2007년 17% 하락했고 이후 10% 정도 반등하는데 그쳤다. 
 

▲ 호주 주택가격 추이(골드만삭스)
양극화도 뚜렷한 모습이다. 최근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부각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에서는 집값이 하락하며 반등 탄력을 잃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등에선 부동산 가격이 직전 고점을 여전히 밑돌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불가리아, 아일랜드 등 유럽 약소국들은 정부의 세제혜택에도 불구, 직전 고점에 턱없이 못미치고 있다. 

반면 홍콩과 호주, 이스라엘, 노르웨이, 남아프리카, 스웨덴, 중국 등은 부동산 가격이 전 고점을 넘어섰다. 중국은 워낙 부동산 오름세가 가팔라 정부가 규제까지 나서야 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에도 각종 부양책과 이에 따른 저금리가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한계점이 지적된다. 부양책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일 뿐 실질적인 회복으로 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미국 부동산 시장이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경제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 주택 시장은 정부의 세제혜택 종료와 함께 가라앉고 있기 때문. 



▲ 미국 주택공급 추이(NYT)
좀처럼 줄지 않는 주택공급은 큰 문제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지난 2월 "수백만채의 주택을 없애지 않는 한 미국의 거대한 주택공급 과잉 문제를 없앨 요술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급과잉은 사실 미국뿐 아니라 두바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과 스페인, 아일랜드 등에서도 문제다.  

영국에선 지난 7월 주택가격이 1년 만에 하락세를 타며 더블딥 우려를 높였다. 영국왕립부동산기관(RICS) 조사에서도 25%의 응답자들이 향후 3개월내 집값 하락을 전망하며 전월엔 11%의 상승을 전망했던 것에서 확 바뀌었다. 



미국의 경우엔 또 세제혜택 종료 이후 추가적인 집값 하락이 불가피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고는 있지만 이는 신규 구매를 부추기기보다 모기지 대출 차환 수요만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되는 상태다.

▲ 영국의 집값 반등 정체(모간스탠리)
영국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꺾이자 주택시장이 9월에 또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유럽 은행들의 재무건전성 테스트를 실시한 유럽은행감독위원회(CEBS)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10% 집값이 떨어질 것을 가정했는데, 고강도 긴축에 나서고 있는 유럽에선 높은 실업률이 지속되고 이에따라 소비심리도 타격을 입으면서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6~2007년 붕괴 이후 반등했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임계점(tipping point)에 도달했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또 다른 붕괴보다는 글로벌 경제 흐름에 따라 당분간 단기 급락과 랠리를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