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오대빵` 감독의 신화창조처럼 대우조선 준비"

by정태선 기자
2008.08.28 11:11:22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히딩크 감독은 처음엔 '오대빵(5대0 감독)'이란 비아냥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묵묵히 훈련에 열중하며 자기 갈 길을 걸어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냈습니다.  한화도 누가 뭐라든 우리 방식대로 승부수를 띄워서 결국 좋은 결과를 얻어낼 것입니다"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전에서 한화(000880)그룹의 실무팀을 이끌고 있는 유시왕 한화 전략담당 부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 국가대표팀을 맡은 뒤 평가전 등 각종 국제시합에서 강호들을 만나 5대0으로 깨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훈련과 전술개발 등에 집중한 결과 결국 신화를 창조한 사례를 참조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의 약점에 대해 여기저기서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지만, 지금까지 해 온대로 인수전 준비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각오다.

▲ 유시왕 한화그룹 전략기획 부사장

유시왕 부사장은 "글로벌 한화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대우조선 인수가 적격이라고 판단했다"며 "한화가 가진 경영과 노하우를 모두 집중해서 대우조선을 한화의 대표기업으로 키울 뿐아니라 세계 1위의 글로벌 조선 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시왕 부사장의 머릿속에는 왜 대우조선 인수전의 승자가 `한화`이어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잘 정돈돼 있다.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를 검토하게 된 배경, 인수자금계획, 인수후 운영계획 및 청사진에 대한 모든 것이 `청산유수`다. 대형 인수합병을 여러차례 성공적으로 진행해 온 저력에서 나오는 여유처럼 비치기도 한다.

유 부사장은 "대우조선을 원동력으로 2017년 그룹 매출 100조 원 돌파를 달성한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며 "대우조선을 그룹의 성장에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계열사로 육성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여러 계열사 중 하나인 `원 오브 컴퍼니스(One of Companies)'로 키우겠다는 것과 `더 컴퍼니(The Company)` 즉 주력으로 삼겠다는 기업의 비젼과 목표는 분명히 다르다"면서 다른 인수 후보들과 차별성을 지적했다.



인수 자금계획과 관련해서는 "대한생명과 한화건설 등 한화그룹내에는 비상장된 우수한 계열사들이 많이 있고, 최근 몇년간 인수를 대비해 여유 자금을 확보해 왔기 때문에 충분한 인수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부사장은 "한화가 보유한 금융계열사나 건설, 에너지·화학 뿐 아니라 해외네트워크 등을 활용하면 대우조선과 인수합병 시너지효과를 배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는 지금까지 수많은 기업들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키워온 경험이 축적됐다"면서 "특히 대우조선과는 국가방위산업 등 대형 기간산업을 다뤄본 경험이 비슷해서 기업문화의 동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경영진을 포함한 대우조선 임직원의 고용 승계 방침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인수기업이 후판·기계류 등 기존 생산품을 대우조선에 납품하겠다는 의도는 합병의 시너지로 볼 수 없다"며 포스코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화는 최근 `두산에 이어 인수전을  포기할 것이란 설`이 나돌면서 한때 진화에 땀을 빼기도 했다. 인수전이 막바지로 갈수록 `하더라`식의 각종 설(說)들이 난무하고 있다.

자금난, 도덕성 시비, 로비설 등 상대를 비방하는 `흑색선전`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의지는 흔들림이 없다. 한화식대로 페이스 조절을 차분하게 해나간다면 대우조선 인수전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