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집값 연말까지 떨어진다"

by윤도진 기자
2008.05.21 11:02:18

입주폭탄·양도세중과 영향 "반등 어려워"
규제완화 어려울 것.."매수시기 늦춰라"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을 중심으로 한 강남 집값 약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입주물량이 몰리며 양도세 중과 회피매물이 증가하고 있고 규제완화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현재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왼쪽부터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PB팀장, 전광섭 부천대학 교수.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부동산연구소장)은 "최근 재건축 아파트의 하락은 바닥을 알 수 없을 정도"라며 "수요자들도 현재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에 나서질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 강남·서초·송파 등 3개구의 입주물량이 2만4500가구나 돼 지난해(9400가구)보다 2.6배 가량 많다는 점이 약세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박 부사장은 "매물 중 60-70%로 추정되는 양도세 회피 매물이 시세하락을 이끌고 있다"며 "입주가 끝나더라도 재건축 및 금융규제 등에 대한 완화가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반등으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도 "새정부 들어서자마자 강북집값 상승이 문제가 됐기 때문에 강남 집값을 자극할 만한 규제 완화도 기대하기는 힘든 상태"라며 "강남 재건축 가격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까지는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아파트 역시 하락세의 영향권 안에 들 것으로 예상됐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은 "기존 일반아파트도 하락폭은 작지만 동반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는 재건축 위축으로 강남 진출 희망 수요가 전반적인 관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하락세 전망을 바탕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권 진입을 희망하는 수요자들에게 "매수 타이밍을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했다.

박상언 대표는 최근 매물이 늘어나고 있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쉽게 매수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하락세를 지켜본 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김학권 사장 역시 "양도세 급매물과 하반기 대량 입주 물량 소화 등에도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내년 초까지 매수 타이밍을 늦춰도 무방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투매성이 강한 저가 매물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에 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박원갑 부사장은 "직접 거주할 실수요자에 한해 시세보다 15-20% 정도 싼 매물을 선별 매수해도 괜찮겠지만 급히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전광섭 부천대학 부동산정보학과 겸임교수는 "규제완화의 조짐이 바로 바닥시점이 될 수 있다"며 "하향 조정된 실제 거래가격과 개개인의 세금 부담을 고려해 매수시점을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PB팀장은 "실수요자의 경우 집값 상승기에는 강남에 집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자금계획만 제대로 세운다면 지금도 괜찮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