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펀드 각양각색..`뿌린만큼 거둔다`
by이진철 기자
2008.03.10 11:25:51
곡물값 급등세.. 농산물펀드 관심 높아져
펀드 투자대상 스타일별 장단점 감안해야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농산물 가격상승에 대한 전망이 잇따르면서 농산물 관련 펀드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흥시장의 수요 증대와 지구온난화에 따른 작황 부진, 비료가격 및 물류비 상승, 바이오 연료정책에 따른 대체연료 수요확대 등으로 최근 농산물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농산물 관련 투자펀드라고 해서 실제 농산물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며, 투자대상과 스타일별로 장단점이 존재한다.
10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설정된 농산물 펀드는 ▲농산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농산물 선물지수 투자펀드 ▲농산물 선물 만기분산 펀드 ▲농산물 선물 주가연계펀드(ELF) 상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로 주식시장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일반 주식형 펀드 대비 분산투자 효과는 적다는 리스크가 있다.
국내에는 현재 도이치운용의 `도이치DWS 프리미어 에그리비즈니스펀드`, 마이에셋운용의 `코어애그리펀드` 등이 설정돼 있다. 명칭은 농산물 펀드로 불리지만 실제 운용은 일반주식형 펀드와 동일하게 운용된다.
이들 펀드의 투자지역은 미국이 가장 높으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투자돼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펀드와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비내구 소비재 및 기초산업에 75% 가량 투자되고 있다. 즉 식품, 곡물 종자, 조미료, 비료 생산회사에 가장 큰 투자 비중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의 변동에 영향을 받고, 농산물 가격 상승과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농산물 인덱스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 매우 낮은 상관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선물 만기에 만기물을 청산하고 근월물을 매수하는 롤오버(Roll-over·만기이월) 과정에서 만기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실제 농산물의 현물 가격이 상승한 만큼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할 때에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는 리스크가 있다.
짐로저스 농산물 인덱스 지수를 벤치마크로 추종하는 미래에셋맵스운용의 `로저스농산물지수 펀드`의 경우 농산물 선물에 투자하는 파생상품펀드의 약점인 농산물 가격 또는 지수가 50% 상승했는데 실제 펀드 수익률은 20%~30% 수준에 머물 수 있다. 또한 운용중에 선물의 만기별 스프레드가 급격히 확대되거나 축소되는 경우에 현물가격은 상승하고 있음에도 펀드 수익률은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반대인 경우엔 수익이 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선물 만기를 다양하게 분산하기 때문에 만기손실 가능성을 최소화 하는 동시에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일반 주식형 펀드와 낮은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점에서도 장점을 가진다.
가령 산은운용의 `짐로저스 애그리인덱스 펀드`의 경우 농산물지수 인덱스를 추종한다. 이 인덱스는 다양한 만기선물에 분산 투자해 만기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성됐다. 다만 선물의 특성상 만기가 긴 선물의 경우에는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제 매수할 때나 환매가 들어와서 매도할 때 가격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인덱스 구성 종목이 많아지기 때문에 거래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농산물 가격은 일반 주식과 비교해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가격 하락시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대체적으로 만기시 원금보존이 가능한 구조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손실 리스크를 최소화 하는 동시에 농산물 선물 가격 상승시 상승분에 대한 수익을 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모집형으로 설정 기간과 만기일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자금 쏠림 현상에 따라 설정 당시 기초 선물가격이나 만기일의 선물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경우 펀드 자체가 자신의 수익률을 하락시키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삼성투신운용에서 출시한 `삼성 농산물 디지털 플러스 채권투자신탁 1호`의 경우 변동성이 심한 농산물 선물 가격을 감안해 원금보존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기초자산인 밀, 대두 중 설정이후 1년6개월 후의 밀, 대두의 선물가격이 설정 당시의 선물가격 이상이고, 설정당시 보다 +10% 이하의 범위에 있을 경우 10%(연수익률 기준 6.67%)의 수익을 지급하고 설정당시 가격보다 +10% 이상을 시현할 경우 상승분을 모두 수익으로 지급하게 된다.
| ▲ 국내 설정 농산물 관련펀드 (단위: 억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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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관련 펀드에 투자에 관심있는 투자자는 관련 펀드의 특징이 각기 다르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따라서 펀드의 정확한 투자스타일을 파악하고 나서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농산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일반 글로벌 펀드 대비 초과수익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주식형펀드를 원하는 장기 투자자에게 적당하다. 다만 주식형 펀드 내에서 분산투자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농산물 선물지수 투자펀드는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 창출과 분산투자 효과를 기대하는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가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간에 급락해 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농산물 선물을 이용한 ELF 펀드는 농산물 가격 상승에 대한 수익창출과 함께 원금보장을 원하는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펀드내 기초자산으로 편입된 농산물중 하나는 높은 수익률을 보이더라도 다른 농산물이 마이너스가 될 경우 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
손명철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연구원은 "농산물 관련 펀드도 마찬가지로 스타일 별로 장점과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전망이 밝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자산을 한 곳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며 농산물 펀드 투자 시에는 분산투자 차원에서 투자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